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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북·중 위협에 무기 171% 더 샀다…우크라 지난해 수입 3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최근 유럽 국가에서 무기 수입이 매우 증가한 가운데 한국·일본·호주 등도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커짐에 따라 무기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무기 공급업체인 미국의 역할도 뚜렷하게 확대됐다.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과 가까운 미공개 장소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실전을 방불케하는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을 1년 넘게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세계 무기 수입 3위를 차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과 가까운 미공개 장소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실전을 방불케하는 군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을 1년 넘게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세계 무기 수입 3위를 차지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49%, 일본 171% 등 수입 증가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2022년 국제 무기 이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유럽 국가의 무기 수입은 직전 5년(2013∼2017년)에 비해 47% 늘었다. 특히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 무기 수입은 65%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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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웨즈먼 SIPRI 선임연구원은 AFP통신에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무기 수요가 실제로 급증했고, 앞으로도 더 큰 영향을 미쳐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무기 수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무기 수입 3위를 차지하면서 최근 5년간 세계 무기 수입국 순위에서 14위로 뛰어올랐다. 우크라이나는 직전 5년 동안은 세계 무기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 미만에 그쳤지만 최근 5년간 2%로 확대됐다.

SIPRI는 보고서에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2021년 말까지 무기를 거의 수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에서 대거 무기를 지원하면서 무기 수입 주요국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 주요 국가는 미국(35%)·폴란드(17%)·독일(11%)·영국(10%)·체코(4.4%) 등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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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IPRI는 동아시아 국가의 무기 수입 규모 증가에 주목했다. 일본과 한국의 최근 5년 무기 수입 규모는 직전 5년 대비 각각 171%, 61% 증가했다. 웨즈먼 선임연구원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높아지면서 일본·한국의 무기 수입 수요가 장거리 타격 무기 등에서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태평양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오세아니아에서 가장 큰 무기 수입국인 호주도 최근 5년간 무기 수입 규모가 23% 늘었다.

지정학 위기…수출 美 늘고, 러 줄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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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지정학적 위기 심화는 무기 수출국 1위인 미국의 세계 시장 영향력을 높였다. 미국의 세계 무기 수출 점유율은 40%로 직전 5년간(33%)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유럽 국가에 수출한 미국 무기는 직전 5년간 11%에서 최근 5년간 23%로 증가했다. 또 미국산 무기 10대 수입국에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미국 주요 동맹국 3곳 일본(8.6%), 호주(8.4%), 한국(6.4%) 등이 포함됐다.

반면 2위 수출국인 러시아의 점유율은 16%로 같은 기간 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무기 최대 수출국인 인도에서 직전 5년간에 비해 37% 감소하는 등 주요 수출국 규모가 대부분 줄었다. 다만, 중국과 이집트의 러시아산 무기 수입이 최근 5년간 각각 39%, 44%로 늘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집트와 중국도 2021~22년엔 러시아산 무기 수입이 이전보다 훨씬 줄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에서 러시아산 무기를 구매하지 말라는 압력이 계속돼 두 국가에 대한 중국산 무기 수출이 향후 몇 년 동안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 수출 74% 늘어…국제적 수요 

폴란드가 지난해 7월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구매 기본계약을 한국 방위산업체와 체결한 뒤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국영방산기업 PGZ 회장. 사진 국방부 공동취재단

폴란드가 지난해 7월 27일(현지시간) FA-50 경공격기, K2전차, K9자주포 등 구매 기본계약을 한국 방위산업체와 체결한 뒤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 세바스찬 흐바워크 국영방산기업 PGZ 회장. 사진 국방부 공동취재단

한국의 무기 수출 규모도 최근 5년간 74% 증가했다. 한국은 전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2.4% 점유율을 기록해 직전 5년(1.3%)에서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산 무기를 가장 많이 구매한 국가는 필리핀(16%), 인도(13%), 태국(13%)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의 무기는 대부분(63%)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들에 판매됐으나, 지난해 폴란드가 대규모 주문을 넣은 것이 보여주듯 한국산 무기에 대한 국제적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IPRI는 무기 산업의 전반적인 동향을 반영하기 위해 5년 단위로 전 세계 무기 거래를 조사·비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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