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새벽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13일 시작하는 전반기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를 앞두고 한·미에 압도적 대응을 시사한 무력도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12일 새벽 함경남도 신포 인근인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이 '8·24영웅함'이라고 주장하는 고래급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관영 매체들은 13일 "전략순항미사일 수중발사훈련이 12일 새벽에 진행됐다"며 "발사훈련에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보도에서 밝힌 '8·24영웅함'은 북한이 2021년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수중에서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잠수함이다.
매체들은 "발사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공화국 핵 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구성 부분으로 되는 잠수함 부대들의 수중 대 지상공격 작전 태세를 검열 판정했다"며 "발사훈련은 자기의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발사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은 조선 동해에 설정된 15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궤도를 7563~7575초 간(약 2시간 6분)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2021년 10월 19일 '8·24영웅함'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당시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SLBM 발사 장면. 뉴스1
북한이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인근 경포만에서 사거리 1500㎞에 달하는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전역은 물론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해 있는 주일 미군기지를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순항미사일까지 잠수함에서 발사하며 다양한 미사일의 발사방법과 발사지점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미사일의 탐지 및 요격 가능성을 최소화해 생존력을 높여 2격능력, 억제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 매체들은 "수중발사훈련을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역도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노골화되고 있는 현 정세를 시종 압도적인 강력한 힘으로 통제 관리해나갈 우리 군대의 불변한 입장이 명백히 표명되었으며 다양한 공간에서의 핵전쟁 억제수단들의 경상적 가동태세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주재하는 모습. 조선중앙TV캡처, 연합뉴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1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중대한 실전적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히며 한·미 연합훈련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북한이 김정은 주재 회의에서 전쟁억제력을 '위력적·공세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미 연합훈련의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압도적인 한·미 전략자산이 동원된 상황에서 도발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크지만 지난해 11월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도발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큰 틀에서 북한은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한·미의 행동에 지속해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