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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이 공들였다…북한산 통째 관람, 이런 커피숍 급증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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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집객을 위해 역세권 등 번화가를 고집했던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최근 출점 전략을 바꾸고 있다. 카페 자체가 ‘목적지’가 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전망 맛집’이 여기 있네  

1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인근에 오픈한 스타벅스는 북한산 전망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연일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북한산 자락을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는 통유리창이 특징으로, 지상1·2층과 루프탑(옥상) 등으로 구성된 991㎡(약 3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이다.

 지난달 15일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인근에 문을 연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지난달 15일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인근에 문을 연 스타벅스 '더북한산점.'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이 매장을 내기 전 스타벅스 인테리어팀은 북한산 전경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건물을 배치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일몰 시각에 맞춰 건물의 패턴 블록을 통해 들어오는 그림자까지 디자인하는 등 공을 들였다.

지난 8일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 매장을 찾기도 했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신세계는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기업”이라며 “스타벅스도 고객 경험의 폭을 더욱 확장하고, 시간을 투자해 방문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혁신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1월에는 북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이 문을 열었다. 역시 총 4층 좌석 300여 개의 대형 매장으로 북한강을 바라보는 통유리창이 마련됐다.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330㎡(약 100평) 규모의 펫 파크 공간도 스타벅스 최초로 반영됐다.

‘교외+이색’ 매장 잇달아 출점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8일 테마파크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안에 전통 한옥 콘셉트의 ‘매직아일랜드점’을 오픈했다. 전통 한옥 특징을 살린 기존 건물 ‘서호정’의 외형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실내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카페 안에서 석촌 호수 산책길 등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으며, 정자 형태의 테라스 좌석을 마련해 오는 봄 야외에서 벚꽃 조망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투썸플레이스 '매직아일랜드점.' 석촌호수 산책길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투썸플레이스

한옥을 개조해 만든 투썸플레이스 '매직아일랜드점.' 석촌호수 산책길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사진 투썸플레이스

또 다른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 할리스 역시 지난달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3층 규모의 매장 ‘연트럴파크점’을 열었다. 매장 전 층에서 경의선 숲길을 조망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공원을 자주 이용하는 펫팸족(펫+패밀리) 고객을 위해 1층 외부에 반려동물 전용 공간도 마련했다.

“고객 시·공간 점유해야”

반려동물 전용 공간을 마련한 할리스 커피 '연트럴파크점' 사진 할리스

반려동물 전용 공간을 마련한 할리스 커피 '연트럴파크점' 사진 할리스

이처럼 최근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출점 전략은 ‘대형’ ‘이색’으로 모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커피 및 차 전문점 시장 규모가 2017년 4조9754억원에서 지난해 6조8765억원대로 성장했으며, 판매액 기준 2014년부터 전 세계 3위 규모라고 밝혔다.

시장이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9만9000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의 가맹 및 직영점은 지난 2019년 801개에서 2021년 1603개로 크게 늘었다. 컴포즈커피는 2021년 가맹점 수가 1285개, 빽다방도 2021년 기준 975개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접근성이 높은 도심에서 작은 규모 매장과 저렴한 커피 가격으로 승부하는 효율화 전략을 펼친다. 이들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도심 외곽에, 더 큰 매장을 내는 이유다.

궁극적으로는 카페가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경험 공간’이 되고 있다. 접근성이 좋아서 지나가다 들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일부러 찾아가는 공간이라는 얘기다. 이는 여행이 제한됐던 코로나19 기간 중 ‘카페 투어족’이 늘어나면서 인기를 끌었던 도심 외곽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영향이기도 하다.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국립공원 인근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그룹

정용진(가운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일 서울 은평구 북한산국립공원 인근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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