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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 5번째 사망…당내 “이재명, 정치적 리더십 시험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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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 해법 규탄 장외 집회에 참석했다. [뉴스1]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 해법 규탄 장외 집회에 참석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번째 주변 인물 사망으로 또다시 당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 책임론을 주장하는 비명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불안불안하게 봉합되는 듯하던 당내 갈등도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비명계 김해영 전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 같은 인물이 민주당 대표라는 사실에 당원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낀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민주당은 그 명이 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전모씨가 지난 9일 극단 선택을 하며 남긴 유서에는 이 대표를 향해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고 한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윤영찬 의원도 “이 대표 말대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이라면 속히 밝혀야 한다”면서도 “(이 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사람”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사실상 공개적으로 퇴진을 주장한 셈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갈등 봉합에 공을 들여왔지만, 전씨 사망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빈소로 향했다. 유족 측의 난색에 인근에서 6시간 기다린 끝에 20분가량 조문할 수 있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나 방탄정국 논란을 넘어서는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JTBC 인터뷰에서 “단순히 유죄냐, 무죄냐의 싸움이 아니라 이 대표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강제징용 배상 해법에 공세를 집중하며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지난 11일 서울광장 ‘2차 범국민대회’ 참석에 이어 이튿날엔 페이스북에 “‘계묘국치’를 바로잡고 자주독립 민주공화국을 굳건하게 지켜나가겠다”고 썼다.

이 대표는 경북 봉화의 부모 묘소에 누군가 구멍을 내는 등 훼손했다며 현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썼다.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고 당내에선 “지지층이 결집할 만한 이슈”라는 얘기가 나왔다.

친명계는 “전씨 사망과 이 대표 거취를 연결짓는 건 정치적 의도”라며 이 대표 퇴진론을 일축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인의 죽음 앞에서 서로 네 탓, 내 탓 하지 말고 조용히 추모하고 당의 단합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번 주 비명계의 강도 높은 쇄신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4일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 길’이 대선 이후 1년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여는 데 이어, 15일엔  비주류 온건파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이 대표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정의당 위선희 대변인은 12일, 전날 강제동원 해법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서 이정미 대표 발언 때 군중의 욕설과 야유가 나온 것과 관련, “극렬 지지자를 앞세운 이간질 정치를 그만두라”며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그분들이 우리 권리당원인지, 시민인지 저희는 모른다”고 말했다. ‘50억 클럽·김건희 쌍특검’ 공조에 돌발 변수가 생기자 민주당 내에선 “당의 체면과 위상에 대한 먹칠이자 지도부의 관리 부실”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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