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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바이올린 대모 김남윤 한예종 명예교수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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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올린의 대모로 꼽히는 김남윤 한국예술종압학교 명예교수(왼쪽).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중앙포토

국내 바이올린의 대모로 꼽히는 김남윤 한국예술종압학교 명예교수(왼쪽).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중앙포토

숱한 제자를 키워내 ‘바이올린의 대모(代母)’로 불린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1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75세.
 고인은 1년 연상인 정경화와 더불어 국제무대에 진출한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이화여중, 서울예고를 거쳐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배웠다. 1974년 스위스 티보 바르가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광복 30주년 기념 음악회 등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연주했다. 뉴욕 카네기홀, 링컨 센터의 앨리스털리홀, 워싱턴의 케네디 센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독주회를 열어 해외 청중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차이콥스키, 퀸 엘리자베스, 하노버, 파가니니, 사라사테, 시벨리우스 콩쿠르 등에 잇달아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으며 국제적인 명성도 얻었다.

제자들을 양성하기 시작한 건 1977년 경희대 교수로 부임하면서부터다. 미국과 일본에서 독주자로 데뷔해 활동하는 한편 제자들을 가르쳤다. 84년 서울대 음대 교수를 거쳐 93년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설립멤버로 참여해 300명이 넘는 후학을 양성하며 오늘날 K클래식 융성의 기반을 다졌다.  ‘김남윤 사단’이라 불리는 제자들은 일일이 손으로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첫 제자 정준수를 비롯해 김현미·구본주·김남훈·민유경·백주영·양고운·유시연·윤성원·이경선·이석중 등 중견들과, 클라라 주미 강·파비올라 김·김지연·김동현·김재영·권혁주·송지원·신아라·신지아·양인모·양정윤·윤소영·윤은솔·이지혜·임지영·이지윤·이유라·위재원·장유진·최예은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교수의 연습실이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산실이었다.

생전 고인은 제자들을 엄하게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혼나고도 뚝심이 있어야 연주자로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 전호성 객원기자

생전 고인은 제자들을 엄하게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혼나고도 뚝심이 있어야 연주자로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 전호성 객원기자

 생전 고인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혼나도 굴하지 않고, 뚝심 있는 눈빛과 체력이 있는 아이가 바이올리니스트로 성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자가 연습을 제대로 해오지 않으면 연습실 밖으로 내쫓기 일쑤였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호랑이 선생님’이었다.
 한예종 시절 고인은 매일 아침 시집 같은 짧은 글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아침의 시 한 구절은 학생들을 만나기 전 마음의 준비"라는 이유에서다. 학생들에게 “연주는 오래 남는 시구처럼 뇌리에 남아야 한다. 청중의 마음을 흔들고 빼앗는 게 기교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난파음악상(1980), 음악동아 올해의 음악상(1985), 채동선음악상(1987), 한국음악평론가상(1989), 옥관문화훈장(1995) 대원음악상 특별공헌상(2012) 등을 수상했다. 원장으로 재임하던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이 제2회 대원음악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장례는 한예종 음악원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5일이다. 유족으로 딸 이영·이수정, 아들 윤준영씨가 있다.
 류태형 객원기자·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ryu.tae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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