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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관광 유출↑…관광‧서비스 지원으로 활로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장모(31)씨는 지난달 여자친구와 3박 4일 일본 도쿄를 여행했다. 항공권 비용을 제외하고 둘이 합쳐 일본에서 쓴 돈만 150만원이다. 장씨는 “숙박비와 식비 등으로 적은 돈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제주도 여행을 갔더라도 이보다 적은 돈이 들어가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서비스로 국내 소비 진작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한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해제되면서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불어나는 데다 국내 소비가 침체하면서다. 소비쿠폰 발행이나 온누리상품권 특별판매와 같은 방식으로 국내 소비를 늘리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7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수속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7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수속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실제 지난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 적자로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둔화로 무역수지 적자가 커진 데다 여행수지 적자까지 확대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은 재개됐는데 중국 관광객은 늘지 않으면서 1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5억5000만 달러)의 3배 수준이다. 여행수지를 포함하는 서비스수지 적자는 32억7000만 달러로 악화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

사라진 중국 관광객 유치 핵심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기재부는 문화체육관광부‧농림축산식품부‧중소벤처기업부 등과 국내 관광과 소비 활성화 대책을 논의 중이다. 우선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한국 방문을 늘리는 방안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입국자의 코로나19 검사 의무가 해제된 만큼 관광을 본격적으로 재개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월 50만 명 안팎이던 중국 관광객은 지난 1월 2만5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여행 수요를 구내로 돌리기 위한 대책으론 소비쿠폰 발행 등이 검토되고 있다. 2021년 온라인으로 국내 숙박업소 예약 시 숙박비 3만~4만원을 할인하는 숙박쿠폰과 같은 방식이다. 전통시장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온누리 상품권의 할인율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대형업체에 소상공인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소비 진작 행사 개최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관계부처와 논의하면서 소비 진작이나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뭐가 있는지 찾아보는 단계다. 여러 정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어떤 방식이 되든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물가 안정, 내수 활성화…가능할까

정부는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가격을 보조하는 쿠폰 발행 등 정책 특성상 물가 상방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는 지난해 2023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숙박‧관광쿠폰 발행 예산 등 전년도 편성한 예산은 모두 삭감했다. 실효성이 크지 않은 데다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봐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시점에서 내수는 우선순위를 둘 만한 문제가 아닌 상황”이라며 “국내 경기 활성화 목적의 정책은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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