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규의 머니 스토리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공격 명령을 내린 지 1년이 넘었다. 전선에서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푸틴이 예상한 ‘몇 주 내 작전 종료’와 너무나 딴판이다.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랑한 ‘용맹스러운 저항’의 모습과도 거리가 멀다.
우크라이나 전쟁엔 또 다른 전선이 있다. 경제 전선이다. 여기서 공격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바이든은 러시아를 겨냥해 역사상 가장 강한 경제제재를 가했다.
바로 삼중 봉쇄다. ▶푸틴과 그의 부하들의 재산 동결 ▶러 외환보유액 동결과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러시아 배제 ▶에너지 등 실물교역 제한 등이다.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정면 대결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삼중 봉쇄 가운데 압권은 외환보유액 동결이다. 러시아는 2022년 3월 기준 외환보유액 6400억 달러(약 845조원) 가운데 작게는 50%인 3200억 달러, 많게는 70%인 4500억 달러 정도가 동결됐다. 러시아는 외환보유액 가운데 80% 정도를 유럽 시중은행 등에 예치해 놓고 있다가 미국 등 서방에 압류됐다.
뜻밖의 결과
게다가 서방은 러시아 시중은행 6~7곳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쫓아냈다. SWIFT는 은행이 개인과 기업의 돈을 해외에 송금할 때 거쳐야 하는 네트워크다.
러시아 제재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금융 중심으로 떠오른 이후 가장 강력하다. 냉전 시대에도 소련의 외환보유액을 동결하지 않았다. 국제 송금 네트워크에서 소련의 금융회사를 축출하지도 않았다. 이런 점에서 신냉전이 냉전보다 더한 대결인 셈이다.
당시 서방 이코노미스트나 정치학자들은 러시아가 머지않아 경제위기에 빠진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위기 종류까지 제시했다(아래 표는 블룸버그인텔리전스가 2022년 하반기 정리한 러시아 위기 시나리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가 정리한 표 가운데 ‘러시아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와 ‘파장’을 보면 금융 아마겟돈을 떠오르게 할 정도였다. 심지어 미 금융그룹 JP모건은 2022년 3월 러시아가 한두 달 안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