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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어 코스트코까지…전북 '유통 공룡' 입점 무산에 비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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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회원제 대형마트 코스트코 김해점이 지난해 8월 25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문을 열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계 회원제 대형마트 코스트코 김해점이 지난해 8월 25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문을 열자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트코, 익산 왕궁 물류단지 계약 해지 

지난해 완주 쿠팡 물류센터에 이어 최근 익산 코스트코까지 잇따라 ‘유통 공룡(대기업)’ 입점이 무산되면서 전북도가 좌불안석이다. 해당 기업이 도내에서 대체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곤 하지만, 한번 신뢰를 잃은 마당에 전북을 떠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어서다.

익산시는 12일 “왕궁 물류단지에 입점을 추진하던 ㈜코스트코코리아가 지난 1월 25일 사업 시행사인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코스트코 측은 2021년 12월 300억원을 들여 왕궁 물류단지 내 5만㎡(1만5000평) 부지에 입점하기로 조건부 계약을 맺었다.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상권영향평가서·지역협력계획서 등록, 건축 승인 등 전북도·익산시가 관련 인허가를 계획대로 이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이다. 이에 따라 (주)코스트코코리아는 이르면 올해 안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남권 최초로 익산에 코스트코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전북 지역 소비자와 유통업계 기대를 모았다.

2019년 4월 30일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 터에서 열린 서쪽 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에서 시민이 20년간 보수·복원 공사를 끝내고 공개된 서쪽 석탑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4월 30일 전북 익산시 미륵사지 터에서 열린 서쪽 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에서 시민이 20년간 보수·복원 공사를 끝내고 공개된 서쪽 석탑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익산시 “3~4곳 대체 부지 제안”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이 마치기로 한 행정 절차와 부지 조성이 지지부진하자 코스트코 측은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코스트코 입점으로 미륵사지 석탑과 보석박물관 등 인근 관광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를 기대했던 익산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달 말 ㈜코스트코코리아 본사를 찾아 조민수 대표를 만나 “㈜익산왕궁물류단지 측이 최선을 다해 인허가에 나서고 있고, 행정 절차도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재협의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코스트코 측은 “특별한 별도 제안이 없는 한 재협의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코스트코 측이 익산시의 강한 유치 의향을 받아들여 익산 내 3~4곳을 대체 부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게 익산시 설명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코스트코 입점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역 상권 보호를 포함한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 차.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 차. [연합뉴스]

쿠팡 완주군 투자 무산…전북도 “백지화 아냐”

앞서 완주 테크노벨리 제2 일반산업단지에 1300억원을 투자해 10만㎡(3만평) 규모 물류센터를 지으려던 쿠팡㈜은 분양가 갈등으로 지난해 7월 사업을 접었다. 당시 “완주군이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찼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나마 완주군은 지난해 12월 코웰패션㈜이 같은 산단에 더 큰 규모로 투자하기로 하면서 한시름 덜었다. 2026년까지 14만5800㎡(4만4000평)에 2200억원을 들여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북도는 “쿠팡 투자가 백지화된 게 아니다”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완주군 투자는 물거품 됐지만, 익산시·임실군·정읍시·고창군 등 도내 다른 지자체가 쿠팡㈜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쿠팡이 투자를 철회하자 김관영 전북지사는 “물류센터 건립 시기와 장소를 바꿔서라도 전북에 꼭 투자할 수 있도록 쿠팡과 지속해서 얘기해 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대기업 계열사 5개 유치가 공약이다.

윤동욱 전북도 기업유치지원실장은 “지속적인 쿠팡 임직원 면담을 통해 전북 투자 의사를 확인했다”며 “쿠팡 측은 ‘호남권 배송을 위해 도내 물류단지 조성은 필요하다’는 의견을 줄곧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으로부터 제안받은 부지 조건을 관련 시·군에 전달한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엔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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