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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이 부른 첫번째 균열"...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줄도산 우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실리콘밸리 투자 생태계의 큰 축으로 기능했던 스타트업 전문 은행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폐쇄됨에 따라 실리콘 밸리 전역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SVB는 미국 내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다. 파산한 은행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CB)의 문이 지난 10일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CB)의 문이 지난 10일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블룰버그·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SVB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의 모든 자산과 예금을 이어받아 예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0일 이후 SVB의 모든 거래는 일시 중단됐으며 13일 오전부터 FDIC의 감독하에 일부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일 SVB 지주사인 SVB파이낸셜그룹이 18억 달러의 손실을 안고 보유 자산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VB 주가는 하루 만에 60.4%나 곤두박질쳤다.

이 같은 배경엔 급격한 금리 인상이 있다. SVB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낮아지자 채권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지난해부터 미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큰 손실을 봤다. 여기에 금리 인상 여파로 주요 고객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예금이 급감하면서 SVB는 자금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18억 달러(2조3814억원)라는 손실을 안고 국채를 매각했다. 이 사실이 공표되며 주가는 60% 이상 폭락하고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가속화하는 등 악순환이 시작됐다.

스미드캐피털그룹의 빌 스미드는SVB 사태와 관련해 “금리가 인상되는 과정에서 금융 시스템에 균열이 생긴 첫 신호”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FDIC는 고객당 25만 달러(3억3000만원)의 예금까지만 보호하고 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말 기준 SVB의 FDIC 보험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액을 1515억 달러(200조 4000억원)로 추정했다. 현재 SVB 총예금의 86%가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이며 상당 부분은 스타트업 자금에 해당한다.

다만 25만 달러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SVB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지급되는데 SVB 총자산은 2090억 달러(276조5070억원)로 전체 예금 규모(약 200조원)를 초과한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일 그레그 베커 SVB 회장 겸 CEO는 11일 전인 지난달 27일 SVB파이낸셜 주식 1만2000여주, 한국 돈으로 47억6000만 원치를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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