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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전 비서실장 유서…이재명 대표 직접 언급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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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호 01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비서실장 전모씨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1시쯤 빈소를 찾아 왔지만,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근처에서 7시간 가까이 대기한 뒤 조문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비서실장 전모씨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오후 1시쯤 빈소를 찾아 왔지만,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근처에서 7시간 가까이 대기한 뒤 조문했다. [뉴스1]

“(이재명) 대표님,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지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64)씨가 남긴 유서에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40분쯤 성남시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장에선 노트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씨는 유서 첫 장에 이 대표를 향한 심경을, 나머지 다섯 장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각각 썼다. 전씨는 “열심히 일만 했는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 “(사건 당시) 행정기획국장이어서 권한도 없었는데,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표에게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며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이 유서의 공개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검찰은 전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중이다. 이 대표 측근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다섯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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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전씨는 2016년 수정구청장, 2017년 행정기획조정실장(3급)을 거쳐 경기지사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당시 경기도청에선 “음지(陰地) 실세가 정진상(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라면, 전모씨는 양지의 핵심”이란 얘기가 돌았다. 지난해까지 GH(경기주택도시공사)의 경영지원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퇴직했다. 이헌욱 전 사장이 이 대표의 대선 캠프로 자리를 옮긴 뒤로는 사장 대리를 맡기도 했다.

전씨는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전씨는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뇌물수수 혐의 사건 공판에서 2019년 5월 김 전 회장의 모친상에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대신 조문했던 사람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전씨의 유가족은 경찰에 “고인이 최근 언론 등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인들도 “전씨가 성남FC 등으로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고인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26일 ‘성남FC’ 사건과 관련해 한 차례 영상녹화 조사를 진행했고, 그 이후 별도의 조사나 출석요구는 없었다”며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공개재판 과정에서 고인과 관련된 일부 증언이 있었지만 이와 관련하여 조사나 소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성남시의료원 빈소를 찾았다. 하지만 유족의 거부로 7시간 가까이 근처에서 대기하다 오후 늦게 조문했다. 여야는 서로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간접살인’ 이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 탓’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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