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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벽도 높았다…WBC 2연패 한국, 1R 탈락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선수들이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선수들이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 도중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 위기로 몰렸다.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으로 졌다. 3회말 선제 3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지만, 마운드가 일본 타선을 견뎌내지 못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완패로 한국은 이번 대회 개막 2연패 늪으로 빠졌다. 믿기 힘든 1라운드 탈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체코전(12일 정오)과 중국전(13일 오후 7시)을 모두 잡는다고 하더라도 자력으로는 2라운드행 티켓이 주어지는 B조 2위 이내 진입이 어려워졌다. 반대로 일본은 개막 2연승으로 순항했다.

한국은 2006년 초대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쓰며 붐을 일으켰다. 3년 뒤 열린 2009년 대회에선 준우승까지 차지해 야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그러나 2013년과 2017년 대회에서 연거푸 1라운드 탈락 고배를 마셨다. 명예회복을 위해 이번 대회에서 최정예 전력을 구성해 다시 4강 진출을 노렸지만, 호주전에서 7-8 충격패를 당한 뒤 일본의 벽도 넘지 못하면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은 경기 초반 상대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를 잘 공략했다. 3회 양의지의 2점홈런과 이정후의 추가 적시타를 묶어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3회 수비에서 4실점했고, 5회에도 2점을 허용하면서 승기를 내줬다.

이날 한국은 투수 10명을 총동원했음에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선발투수로 나온 김광현은 2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3회 들어 흔들리면서 더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이날 성적은 2이닝 3피안타 5탈삼진 4실점. 뒤이어 원태인과 곽빈, 정철원, 김윤식, 김원중, 정우영, 구창모, 이의리, 박세웅이 6이닝을 나눠 맡았다.

일본 선봉장을 맡은 다르빗슈는 3이닝 3피안타 1피홈런 3실점(2자책점)으로 역시 자기 몫을 다하지 못했다. 대신 3번 지명타자로 나온 오타니 쇼헤이가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현역 메이저리거 라스 눗바도 1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오타니 쇼헤이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한국과의 2차전에서 7회 이의리를 쳐다보고 있다. 뉴스1

오타니 쇼헤이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한국과의 2차전에서 7회 이의리를 쳐다보고 있다. 뉴스1

기다리던 한국의 선취점은 3회 나왔다. 선두타자 강백호가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전날 호주전에서 7회 비슷한 코스로 2루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를 하다가 오른발이 떨어져 태그아웃됐던 강백호는 이번에는 베이스를 꼭 밟은 채 포효했다.

찬스를 잡은 한국은 후속타자 양의지의 2점홈런으로 2-0으로 앞서갔다. 다르빗슈의 시속 135㎞짜리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전날 호주전 5회 3점포의 뒤를 잇는 이틀 연속 아치였다.

분위기를 가져온 한국은 계속해 다르빗슈를 두들겼다. 2사 후 김하성이 상대 실책으로 2루를 밟았다. 일본 3루수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는 틈을 타 다음 베이스까지 향했다. 이어 이정후가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3-0으로 도망갔다.

일본은 바로 반격했다. 곧바로 이어진 3회 공격에서 4점을 뽑았다. 먼저 선두타자 겐다 소스케와 나카무라 유헤이가 김광현으로부터 연속 볼넷을 골라냈다. 그리고 눗바가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중전 적시타를 쳐 2루 주자 소스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공세는 계속됐다. 곤도 겐슈케가 가운데 담장 앞에서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려 2-3으로 추격했다.

결국 여기에서 한국 벤치는 김광현을 내리고 오른손 투수 원태인을 올렸다. 원태인은 다음 타자 오타니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이어 무라카미를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숨을 돌렸지만,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3-4 역전을 허용했다.

일본은 5회 겐슈케가 원태인으로부터 우중월 솔로홈런을 빼앗아 5-3으로 도망갔다. 또, 1사 3루에서 요시다가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하고 격차를 3점으로 벌렸다.

박건우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에서 6회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건우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에서 6회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도 포기하지 않았다. 6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건우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마나가 쇼타의 154㎞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4-6으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전세는 6회 완전히 일본으로 넘어갔다. 정철원과 김윤식, 김원중, 정우영 등 한국의 불펜진을 상대로 안타 4개, 볼넷 2개, 사구 1개를 빼앗고 대거 5점을 뽑았다. 이어 7회 2점을 더해 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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