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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순직 소방관 24명…“반복되는 비극 막아야”

중앙일보

입력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이 순직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6일에도 새내기 소방관 고(故) 성공일 소방교가 현장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소방관 본인의 안전을 위한 교육 훈련과 첨단 장비 도입 등 보다 적극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온다.

지난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화재 현장 인명 구조 중 순직한 故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뉴스1

지난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화재 현장 인명 구조 중 순직한 故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뉴스1

최근 5년간 순직 소방관 24명

10일 국회부의장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24명이고, 부상자는 2238명이다. 현장에서 화마에 뛰어들고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 중 매년 4명 이상이 스러지고, 400명 이상이 다치는 셈이다.

지난 2021년 6월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숨졌다. 그로부터 6개월 만인 지난해 1월엔 경기 평택 냉동 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소방관 3명이 진화 작업을 하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영결식이 엄수된 성공일 소방교도 전북 김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들어갔다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지난 6일 오후 전북 김제시 소재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전북 김제시 소재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 전북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재발 방지 ‘진단·보완’ 강조

전문가들은 이런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선 구체적인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는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관 순직) 사고가 발생하게 된 과정과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에 그에 맞는 교육과 훈련, 장비 도입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재발 방지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보고, 그에 따라 체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관 교육은 화재 진압·인명 구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소방관) 본인 안전에 대한 훈련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교육·훈련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드론이나 로봇 등 첨단 장비를 전시행정이 아니라 화재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소방청은 각종 사고 상황에 대한 분석을 거쳐 재난 현장 표준작전 절차 및 현장 안전 표준관리지침 등을 개정하고, 그에 따른 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 활동 안전관리 실무 교육을 해 현장인력 등에 대한 사고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故 김동식 소방령의 영결식이 지난 2021년 6월2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구조대장 故 김동식 소방령의 영결식이 지난 2021년 6월2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장 공백, 풀어야 할 문제

한편 소방당국의 수장 공백 상황도 풀어야 할 문제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소방청 산하기관 납품 비리 의혹에 연루돼 지난해 10월 직위 해제됐다. 남화영 소방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지만, 그 또한 이태원 참사 당시 문서 조작 의혹에 휘말려 수사를 받았다가 지난달에서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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