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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세' 휘발유, 석달만에 L당 1600원 눈앞…경유와 더 벌어질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게시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 뉴스1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게시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 뉴스1

휘발유 가격이 최근 꾸준히 오르면서 3개월 만에 L당 1600원대 진입을 앞뒀다. 지난달 말 자리바꿈한 경유와의 가격 차도 더 벌어질 전망이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는 L당 1592.5원(10일 정오 기준)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3일(1582.4원)과 비교하면 10원 이상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월 8일(1601.2원) 이후 3개월여 만에 1600원을 목전에 둔 것이다. 서울·제주 등 일부 지역의 휘발윳값은 이미 1600원 선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치솟았던 휘발유 가격은 하반기 빠르게 떨어지면서 12월 28일(1526.1원)엔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올 1월 유류세 인하율 환원(37%→25%) 이후엔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3주 간은 계속 가격이 상승세다.

반면 경유 판매가는 10일 정오 기준 1548.4원으로 휘발유보다 44원가량 낮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경윳값이 휘발유보다 43원 정도 비쌌지만, 정반대 상황이 된 것이다. 지난달 23일 경유 1577.1원, 휘발유 1579.3원으로 가격이 역전된 뒤 둘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산업·운송·난방 등에 쓰이는 경유는 지난해 국제적인 수요 증가, 공급 차질 등의 여파로 휘발유보다 훨씬 비쌌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유가 안정 속에 가격이 꾸준히 내려가면서 휘발유와 자리를 다시 맞바꿨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까지 1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휘발유와 달리 유류세 인하율이 37%로 유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의 석유 저장 탱크.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의 석유 저장 탱크.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판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석유제품 시세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휘발윳값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초 배럴당 92달러 안팎까지 떨어졌던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시장 거래분)은 이번 주 들어 96~99달러 선으로 올랐다. 자동차에 많이 쓰이는 휘발유는 외부활동이 늘어날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겨울이 끝나가고 있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도 겹치면서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제 경유 가격은 한 달 전과 큰 차이 없는 배럴당 105~110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에서 확보한 경유 재고가 지난달 말 258만t까지 늘어난 데다 난방 등 계절적 요인이 끝나가면서 시세가 안정적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내 경유 재고가 지난 연말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2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면서 "다만 향후 유가에선 중국 경기 회복과 수요 강도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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