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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원경의 돈의 세계

짧으면 돈이 되는 것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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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 교수

우리가 뭔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attention span)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12초였다. 이제 8초로 뚝 떨어졌다. 9초인 금붕어보다 못하다. 그래서였나? 틱톡, 스냅챗,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처럼 짧을수록 돈이 되는 게 유행한다. 짧은 것은 명확해 집중하기 쉽다. 지루함을 싫어하는 현대인이 짧은 동영상에 매료되는 이유다. 쇼츠 콘텐트는 접근성이 높다. 공감대를 잘 형성해 쉽게 공유된다. 제작 비용도 낮아 금상첨화다. 젊은 층은 잘 요약된 정보를 속성으로 습득한다. 제한된 시간에 다양한 주제의 콘텐트를 섭렵하길 좋아한다.

짧은 시간에 사람의 관심을 끌고 유지하는 능력이 돈 버는 기술로 중요해졌다. 짧은 비디오, 인스턴트 메시지, e메일이 소비자의 흥미를 끈다면 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광고주는 이런 변화를 인지하고 행동한다. 재생 시간이 짧아야 광고 클릭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활용한다.

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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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츠는 최대 60초의 동영상을 시청자가 스크롤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고 수익을 번다. 유튜브 쇼츠의 수익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올 2월부터 유튜브는 쇼츠 성장을 낙관하며 수입 배분 계획을 발표했다. 쇼츠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의 45%를 할애해 주기로 했다. 페이스북(55%), 틱톡(50%)보다 낮은 수준이나, 수익을 챙길 기준을 낮춰 더 많은 창작자를 끌어모으려 한다. 짧은 것들의 치열한 대결에서 유튜브 쇼츠가 새 돈벌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e메일 제목과 발표 자료는 간결하고 명확해야 한다. 광고 문구는 짧아야 기억에 남는다. ‘한 해의 모든 숨결과 꽃은 한 마리 벌의 주머니에 들어있다.’ 얼마나 짧고 강력한 시구인가? 19세기 영국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Less is more(적을수록 더 좋다)”라며 짧음의 미학을 외쳤다. 좋은 글은 덜어냄을 계속해 더 덜어낼 수 없을 때 빛이 난다.

조원경 울산과학기술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