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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묶어두자”…유통업계 ‘유료·특화’ 멤버십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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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사진 각 업체]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사진 각 업체]

본격적인 엔데믹을 맞아 유통가가 멤버십 제도를 확 뜯어고치고 있다. 주로 유료로 전환하거나 특화 멤버십으로 진입장벽은 높이는 대신, 적립이나 쿠폰 등 혜택을 늘리는 형태다. 고객을 묶어두고 한 플랫폼에서 더 많이 쓰게 만드는 ‘락인(lock-in) 효과’는 물론 멤버십으로 수익성을 키우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는 7월 이마트와 백화점·스타벅스·면세점 등 그룹의 모든 채널을 엮어 이른바 ‘신세계 유니버스’ 통합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사용 가능한 브랜드와 혜택을 확대하면서 유료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사내에서 명칭을 공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SSG닷컴·지마켓 멤버십을 통합한 신세계그룹은 오는 7월 전사 통합 유료 멤버십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 각 업체]

지난해 5월 SSG닷컴·지마켓 멤버십을 통합한 신세계그룹은 오는 7월 전사 통합 유료 멤버십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 각 업체]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엔 온라인몰 SSG닷컴과 지마켓 멤버십을 통합해 ‘스마일클럽’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지마켓에서 보유하고 있던 300만 회원의 스마일클럽 혜택을 SSG닷컴으로 확대, 각 사이트에서 무료 배송과 상품 할인, 적립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마일클럽은 연 3만원 이용료의 유료 멤버십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2개월간 47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등급에 따라 연회비 3만원 또는 7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구매 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포인트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온·오프라인 통합이 아닌, 아예 한 채널을 특화해 혜택을 강화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부터 새로운 포인트 제도 ‘스노우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오프라인 매장을 자주 찾는 고객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서비스다. 최근 6개월간 누적 구매 금액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구매 금액이 많을수록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불과 두 달 만에 회원이 200만 명을 넘었다.

홈플러스는 관심사 기반 멤버십 클럽을 만들었다. [사진 각 업체]

홈플러스는 관심사 기반 멤버십 클럽을 만들었다. [사진 각 업체]

홈플러스는 무엇을 주로 사는지 관심사 위주의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주류 구매 고객을 위한 특화 멤버십 ‘주주클럽’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술을 사러 오는 고객만을 겨냥해 만든 멤버십으로 단독 할인 쿠폰을 제공하거나 적립률을 높여준다. 여기에 더해 마이펫클럽, 정육클럽처럼 개인 관심사에 따라 가입할 수 있다. 호응도 좋은 편으로, 클럽이 운영되는 카테고리 매출 중 회원 매출 비중은 평균 20%에 육박한다.

연간 회비가 쏠쏠하지만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쓴 만큼 돌려받을 수 있는 혜택이 확실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7월 신라면세점은 유료멤버십 ‘신라앤’을 도입했다. 가입비 30만원이었지만 면세점에서 쓸 수 있는 39만원 상당의 포인트와 선물을 제공해, 200명 한정 모집이 이틀 만에 완판됐다. 지난달에는 아모레퍼시픽과 손잡고 브랜드 특화 유료 멤버십을 선보이기도 했다. 역시 가입비 80만원에 100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는 조건으로 거의 판매 완료됐다.

이처럼 최근 유통 업계의 멤버십 재정비는 대부분 ‘유료’ 혹은 ‘특화’로 요약된다. 연간 회원비를 내거나 구매 금액 조건을 높이고, 적립이나 쿠폰 등 혜택은 더 많이 주는 형태다. 일단 회원으로 가입해 회원비를 지불하면, 가능한 모든 혜택을 누리기 위해 모든 소비를 한 플랫폼으로 ‘몰아 쓰는’ 경향이 생긴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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