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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바이올리니스트’ 한국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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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첫 내한 하는 몰도바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첫 내한 하는 몰도바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 [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파트리샤 코파친스카야(46)는 독특한 캐릭터의 바이올리니스트다. 거칠고 과감한 보잉(bowing·활 연주 기법), 연극적인 퍼포먼스로 파격에 가까운 해석을 선보인다. 가끔씩 맨발로 연주하기도 한다. 2014년 영국 로열필하모닉협회는 코파친스카야를 ‘올해의 기악 연주가’로 선정하고 “도전적이고 독창적으로 작품에 접근하는 연주가”라고 평했다.

그는 2020년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와 첫 내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무산됐다. 드디어 내한 공연이 성사돼 10·11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잉고 메츠마허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사전 서면 인터뷰에서 코파친스카야는 “2020년 한국에 딸과 함께 가기로 했었는데 못 가서 아쉬웠다. 열렬한 K팝 팬인 딸아이가 흥분상태였었다”고 말했다.

쿠렌치스와 녹음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는 대단했다.
“차이콥스키 협주곡 녹음은 모험이었다. 쿠렌치스는 모든 면에서 독특하다. 내 아이디어와 그의 아이디어가 합쳐졌을 때 팀워크가 폭발하는 듯했다.”
당신의 연주는 파격과 발상 전환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몰도바에서 조부모님과 함께 자랐다. 평범한 농민이셨지만, 소련의 정치적 선전을 믿지 않으셨다. 우리는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우리만의 이해를 바탕으로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음표와 음악적 견해가 아니라 음악 안에서 스스로 발견한 게 무엇인가다.”
이번에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에서 어떤 해석을 보여줄 건가.
“음악에는 아티스트를 통해 음악의 길로 이끄는 힘이 있다. 나 같은 연주자는 클래식 초심자들을 무대로 이끌어 연주를 통해 교감을 나누고, 그들이 클래식 세계로 합류할 수 있도록 돕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작곡가가 겪은 상황, 그의 영적 저항, 외로움, 거친 풍자에 대한 동시대의 기록이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오직 음악만이 표현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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