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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환율 상승 막는데 효과"…4월 기준금리 인상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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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지난해 ‘킹달러(달러 강세)’의 위력에 외환시장이 요동쳤을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달러당 원화값 하락 압력을 일부 완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한ㆍ미 금리 역전폭이 2%포인트까지 벌어져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이를 근거로 다시 기준금리 인상 페달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원ㆍ달러 환율 결정 요인 분석결과 달러화 지수, 무역수지, 불확실성 요인 등과 함께 한ㆍ미 간 정책금리차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이 1440원대까지 떨어졌던(환율은 상승)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미국 금리 인상이 달러 대비 원화값을 100원 가량 떨어뜨렸다. 한은의 금리 인상은 반대로 원화값을 20원 가량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다.

달러당 원화값은 올해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1200원대로 안정세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최근 미 긴축기조 강화 전망이 커지자 1300원 선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오는 21~22일 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데다, 최종금리 수준도 최대 6%까지 상향 전망되는 걸 감안하면 원화 약세는 더 가팔라질 수 있다.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ㆍ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러한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한은 최고위급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만나 “올해 미국 최종금리가 6%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5%)가 예상보다 낮아 위안화 강세도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4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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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또 보고서에서 2021년 8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포인트(0.50%→3.50%) 올린 결과 올해까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포인트,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3%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했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기준금리 인상의 성장ㆍ물가 둔화 영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시차를 고려할 때 실물경제 둔화 영향은 올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부동산 경기에 대해선 “높아진 금리 수준과 주택가격 하락기대, 주택경기 순환주기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주택가격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매매가격은 물론 전세가격도 같이 떨어지면서 주택경기 둔화 및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심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집값 상승기에 ‘갭투자’를 했던 임대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집값은 더 떨어질 수 있고, 매매 가격이 기존 임대차 계약의 임대보증금보다 낮아질 경우 임차인들의 리스크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주택 갭투자 건수는 2020년 12월 수도권이 2만2420건, 지방이 4790건에 달했지만, 지난해 9월에는 각각 1670건과 600건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그동안 크게 확대된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향후 경기 부진 심화 시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조기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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