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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용시장 여전히 과열…대세가 된 ‘빅스텝’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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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1~22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거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미국 고용시장의 열기가 여전해서다. 고용이 둔화해야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게 ‘인플레 파이터’인 Fed의 논리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82만 건이다. 전달보다는 41만 건 감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700만 건) 수준을 크게 웃돈다. 또 실업자 1명당 빈 일자리는 1.9개가량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1.2개)을 상회한다. 노동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고용시장의 활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JOLTs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국회 청문회 발언 이후 나온 지표라 시장의 관심이 컸다. 긴축의 고삐를 쥔 Fed가 그동안 고용 지표를 주목해왔기 때문이다. 고용시장 활황은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고 소비 여력을 늘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연이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이어갔다. 8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참석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전체적인 데이터의 방향이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내면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확인했다.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빅스텝’을 시사한 것과 맥락이 같다.

이에 시장에서는 ‘빅스텝’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가 예측하는 빅스텝 확률은 파월 의장의 상원 청문회 이후 70%에 달해 전날(31.4%)보다 배로 높아졌다. 하원 청문회와 JOLTs 발표 이후에는 더 높아져 9일 오전 1시 77%를 넘겼다. 불과 며칠 새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서 대세가 바뀐 셈이다.

Fed의 긴축 향방에 남은 변수는 FOMC를 앞두고 발표될 고용보고서(10일)와 소비자물가지수(CPI‧14일) 등이 꼽힌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20만개 이하이고,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4%보다 적게 오르면 금리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유효하다”며 “만약 30만 개 이상 늘면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빅스텝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된다. 고용시장이 곧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서다. JOLTs에 따르면 지난 1월에 전월보다 이직자 수는 줄고, 해고는 늘었다. 이직은 노동자들이 취업에 대해 얼마나 낙관적으로 보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금까지의 긴축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는 충분한 신호가 보이면 중앙은행은 긴축 정책을 중지하거나 심지어 금리를 인하해 연착륙 경로를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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