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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응답 재촉하는 비명…윤건영 “진정한 지도자 길 걸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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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및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비명계가 이재명 대표에게 “리더십을 보이라”며 당 갈등 해법을 마련을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에게는 진정한 지도자의 길을 걸으셔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그 길이 어디인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뚜벅뚜벅 그 길을 가셔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하루살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당장 오늘 눈앞에 닥친 현안과 갈등보다는, 좀 장기적으로 보다 멀리 보고 가야 한다”라고도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복지공단·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복지공단·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비명계 김종민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방탄 정당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한번 고민해 봐야 한다”며 “이 대표가 당대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제3의 길에 관해 이 대표가 고민해야 하냐’고 묻자 김 의원은 “이 대표가 고민해야 한다”며 “그게 기본적인 리더십의 역할이고 책임”이라고 대답했다.

당 안팎에선 ‘지도자의 길’, ‘제3의 길’이란 비명계 요구에 대해 “이 대표가 당 내홍에 대한 수습책부터 내년 총선 청사진까지 직접 제시하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장의 수습책으로는 핵심 당직자 교체와 당 운영 기조 쇄신 등이 거론된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지난 8일 이 대표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선 “2015년 3철 가운데 양정철·이호철 등 친문 핵심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처럼 친명계 스스로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무효표 논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무효표 논란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계는 대신 이 대표에 대한 ‘즉각 퇴진’ 요구는 당분간 접는 분위기다. 체포안 표결 때 이탈표 숫자로 충분한 경고 메시지를 준 만큼, 이제는 이 대표가 스스로 내놓는 해법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곧바로 물러나면 전당대회를 새로 치러야 하는데, 이 경우 격앙된 분위기상 '개딸'의 지지를 받는 초강경파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더좋은미래 소속 4선 중진 우원식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은 재판을 거치면서 (개인 비리인지 야당 탄압인지) 상당히 가르마가 타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재판을 대신 치러줄 수는 없지만, (이 대표가)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에 임하고 당당하게 방어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민주당의 길”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트위터. 인터넷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트위터. 인터넷 캡처

이 대표는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직개편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전략위원장이나 대변인 교체를 고려하고 있나”는 취재진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웃으면서 “하라는 얘기냐”고 되물었다. 대신 자신의 트위터에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 소집 포스터를 올리고 “이번주 토요일, 서울광장으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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