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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보당국 "김정은, 핵 포기할 생각 없다…中도 핵태세 강화"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정보당국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이 8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 연례 위협 평가’ 보고서를 통해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 75주년인 지난달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군인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 75주년인 지난달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행진하는 군인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있다. 연합뉴스

이 보고서는 해외정보를 담당하는 중앙정보국(CIA), 미 국내정보를 맡는 연방수사국(FBI), 기술정보(TECHINT)에 특화된 국가안보국(NSA) 등을 총망라한 미국의 정보공동체(IC)가 함께 평가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IC를 총괄하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보고서 내용을 따로 설명했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독재 통치의 궁극적인 보증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전술핵 작전’과 관련한 군사 현대화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은 한반도와 역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미사일 전력(순항미사일ㆍICBMㆍ극초음속미사일 등)을 추구하고 있다”며 “핵 역량을 갖춘 미사일로 한국군과 역내 미군에 대해 전략적 우위를 확립하려고 한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위해 주로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민수ㆍ군수용으로 모두 쓰는) 다양한 이중 용도 품목을 지속적으로 수입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지난달 8일 북한이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공개했다. 뉴스1

지난달 8일 북한이 건군절 75주년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공개했다. 뉴스1

보고서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된 북한의 각종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도발과 관련해선 “한ㆍ미가 행동을 바꾸도록 압박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시도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헤인스 국장은 청문회에서 “북한이 역내 안보 환경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편하고 사실상 핵보유국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공격적인 행동을 주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말했다.

북한의 사이버 전력에 대한 우려도 적시됐다. 보고서는 “북한은 미국 내 일부 주요 기반 시설망을 일시적이고 제한된 수준으로 교란하고 기업망을 방해할 수 있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암호화폐 탈취 등 재정적인 목표가 있는 사이버 작전을 다각화하면서 세계적인 사이버 범죄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 ICBM 격납고 수백개 건설중" 

이번 보고서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앞으로 중ㆍ러와 더 치열한 전략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을 “미국과 동급에 가까운 경쟁자”로 규정하면서 핵능력과 우주기술을 빠르게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위해 핵 태세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중국은 미ㆍ중 간 긴장과 미국의 핵 현대화, 중국 인민해방군의 재래식 전력 향상 등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높였다고 걱정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수백 개의 신규 ICBM 격납고를 건설 중”이라며 “미ㆍ러의 핵군축 협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보고서는 중국의 우주 능력과 관련해선 “2045년까지 미국을 추월한다는 목표를 갖고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몇 가지 우주기술 분야를 빼고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직접적인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커다란 위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러시아는 직접적인 충동을 원하진 않는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헤인스 국장은 “러시아의 (군사 태세가) 올해 우크라이나의 주요 영토를 확보할 만큼 충분히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문회에서 중ㆍ러 간 관계와 관련한 질문에 “(정략결혼보다는 장기 연애)인 것 같지만, 그들은 ‘연애’라고 규정하길 꺼린다”며 “나토와 같은 동맹으로 발전하진 않겠지만 모든 영역에서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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