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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까지는 봐줄게” 경영난에 하이디라오가 꺼내든 카드, 무엇?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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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디라오 매장. 사진 시나닷컴

중국 하이디라오 매장. 사진 시나닷컴

중국의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海底撈)가 고객들의 외부 식재료 반입을 금지한다는 소식이 중국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나의 즐거움이 사라졌다", "음식점에 외부 음식을 반입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해왔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하이디라오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지향하면서 그동안 외부 식재료 반입을 허용했다. 해당 서비스는 큰 사랑을 받았지만, 동시에 하이디라오에 많은 위험 요소를 가져왔다. 실제로 하이디라오는 최근 몇 년 동안 폐점 러시를 겪었고, 다양한 변화를 통해 브랜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사랑받던 하이디라오의 여러 정책이 바뀌었다. 과연 중국 소비자들은 계속 하이디라오를 찾을까?

‘딱따구리' 전략이 하이디라오를 살렸다?

사진 바이두

사진 바이두

"하이디라오의 메뉴에 없는 재료를 따로 챙겨가는 편입니다."
"식품 안전을 위해서라도 외부음식 반입은 금지되어야 합니다. 고객이 외부음식을 가져오는 경우가 점점 늘어 부담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디라오는 늘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서비스했습니다.”

하이디라오가 고객의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는 공고를 발표한 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두 목소리가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 음식점에서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정책이다. 그런데 중국 온라인에서 첨예한 논의가 일어난 데에는 이전의 화제성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디라오가 외부 음식 반입을 허용하면서 중국의 다양한 소셜 플랫폼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일부 블로거 및 인플루언서는 해당 서비스를 활용해 하이디라오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SNS에 업로드했고, 이는 하이디라오에 커다란 홍보 효과를 가져다줬다.

하이디라오의 고객들은 메뉴에 없는 재료를 가져오는 데 익숙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매장에서 훠궈 탕만 주문하고 다른 식재료는 전부 가져오는 극단적인 고객들도 생겨났다.

사진 비리비리

사진 비리비리

네티즌들의 논쟁이 분분한 가운데, 하이디라오는 “술, 음료를 반입할 수 있지만, 식재료 관리와 식사 안전 문제상 외부 식재료 반입은 사양한다”며 “만약 새로 추가하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언제든지 본사에 추천해달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사실 하이디라오의 변화는 조용히 시작된 지 오래다. 2021년 11월, 하이디라오는 폐점 러시에 조정에 나섰고, 경영적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하이디라오가 선택한 해결 방안은 매장 수를 줄이고 보유하고 있는 매장의 경영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일명 ‘딱따구리 프로젝트’로, 위기에 빠진 하이디라오를 살릴 구원투수로 여겨졌다.

그러나 2021년 하이디라오는 41억 3600만 위안(약 7800억 9096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이디라오가 적지 않은 매장을 폐쇄한 것에도 불구하고, 고정지출과 인건비가 남아있었다. 하이디라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까지 '딱따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문을 닫은 매장 수는 302개로, 중국 내륙 시장에 1310개의 매장을 보유했다.

하지만 하이디라오의 매장 폐쇄 계획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하이디라오는 문을 닫은 일부 매장은 재평가를 거쳐 다시 오픈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일시적인 폐점은 하이디라오의 자구책이며 중국 훠궈 시장의 변화에 따라 매장 확장 모델을 재개할 가능성도 높다.

中 ‘삼대 훠궈’ 경쟁 심화

하이디라오에게 좋은 소식도 있다. 일련의 변화들 덕분에 지난해 하이디라오의 연간 수입은 346억 위안(약 6조 5342억 원) 이상, 순이익 13억 위안(약 2455억 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약 41억 6120만 위안(약 7859억 6746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적자 전환을 달성한 것이다.

훠궈 프랜차이즈 ‘샤부샤부(呷哺呷哺)’ 매장. 사진 소후

훠궈 프랜차이즈 ‘샤부샤부(呷哺呷哺)’ 매장. 사진 소후

그러나 방심할 수 없다. 중국 훠궈 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1인 훠궈로 유명한 훠궈 프랜차이즈 ‘샤부샤부(呷哺呷哺)’는 올해 안에 240개 이상의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다. 천엽, 오리 피 등 독특한 식재료를 즐길 수 있는 훠궈 프랜차이즈 ‘바누마오두훠궈(巴奴毛肚火鍋)’는 베이징, 상하이 등 도시에 새로운 매장을 열고 도시에 대한 침투력을 높일 계획이다. 소비심리 회복이 기대되면서 중국 3대 훠궈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하이디라오, 샤부샤부, 바누훠궈 모두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바누마오두훠궈. 사진 소후

바누마오두훠궈. 사진 소후

그러나 중국 훠궈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샤부샤부는 베이징에서만 10개 이상의 매장이 식품 안전 문제가 적발된 바 있다. 하이디라오에서는 훠궈 탕에서 휴지가 나오는 사건이 있었으며, 바누훠궈는 18위안(한화 약 3400원)에 달하는 감자 사리가 논란이 됐다.

올해 중국 훠궈 시장은 좋은 전망을 보이고 있지만, 변화하는 소비자 수요와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하이디라오의 회복세가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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