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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쐈는데 알고보니 '유령'…러 약올리는 이 무기 정체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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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풍선으로 만든 ‘모형 무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풍선 모형 무기는 적의 정찰기와 위성을 속이는 ‘미끼용’ 무기로,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사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체코 풍선 군용 장비 제조업체 인플라테크 디코이가 제작하고 있는 M270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M270 MLRS) 풍선 모형 모습. AP=연합뉴스

체코 풍선 군용 장비 제조업체 인플라테크 디코이가 제작하고 있는 M270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M270 MLRS) 풍선 모형 모습. AP=연합뉴스

체코 풍선 군용 장비 제조업체 인플라테크 디코이가 제작한 미국의 주력 탱크 M1 에이브람스 전차의 풍선 모형 모습. AP=연합뉴스

체코 풍선 군용 장비 제조업체 인플라테크 디코이가 제작한 미국의 주력 탱크 M1 에이브람스 전차의 풍선 모형 모습. A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체코의 풍선 군용 장비 제조업체인 인플라테크 디코이(Inflactech Decoys)는 지난해 생산량은 100%, 매출은 30% 급증했다. 이 업체는 탱크(전차)·장갑차·전투기 등 30가지 이상의 무기의 모양을 그대로 본뜬 풍선 모형을 제작해 판매한다. 최근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풍선 모형까지 등장했다.

무기 모양을 복제한 풍선은 합성 실크로 만들어지는데, 무게는 최대 60㎏이다. 가격은 1만~10만 달러(1300만~1억3000만원) 수준이다.

풍선 무기는 2~4명의 병사가 간편하게 자루에 넣어 이동한 뒤 10분 이내에 바람을 넣어 작전 장소에 배치해둔다. 풍선 무기는 실제 군 장비처럼 열이 감지되고 레이더에 포착된다. 적의 공격을 받아 망가지지 않는다면, 최소 50회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적의 눈을 속이는 기만 작전용으로 사용된다.

인플라테크 디코이 직원들이 지난 6일 미끼용 풍선 무기 하이마스를 펼쳐 바람을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플라테크 디코이 직원들이 지난 6일 미끼용 풍선 무기 하이마스를 펼쳐 바람을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플라테크 디코이의 최고경영자(CEO) 보즈테크 프레서는 “150~200m 떨어진 곳에서 맨눈으로 본다면, 진짜 무기인지 풍선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면서 “적군을 눈을 속여 풍선에 값비싼 미사일을 쏘게 하고, 실제 무기는 보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프레서 CEO는 우크라이나군에게도 제공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우방국을 지원하기 위해 풍선 무기를 보낼 것이고, 이미 그곳에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올해도 풍선 무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인플라테크 디코이 측은 한 달에 수십 대씩 계속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비 100% 이상의 사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유령부대가 사용했던 풍선 무기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유령부대가 사용했던 풍선 무기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풍선 무기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 때도 사용됐다. 미군 유령부대가 풍선으로 만든 가짜 무기 등을 직접 만들어 독일 나치군을 교란했다.

가짜 무기 제조에 두각을 보인 부대원들은 전쟁이 끝난 후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화가·사진가 등으로 활동했다. 유령부대는 아군까지 속이며 철저한 기밀 속에 운영됐고, 1996년에야 기밀문건이 해제되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해 2월에는 민간인 최고 영예인 의회 금메달을 받았다.

러시아 군대가 사용하는 미끼용 풍선 무기 모습. 사진 즈베즈다TV 캡처

러시아 군대가 사용하는 미끼용 풍선 무기 모습. 사진 즈베즈다TV 캡처

러시아도 지난 2010년대 초반부터 풍선 무기를 제작해 사용 중이다. 지난 2011년 열기구 제조업체였던 루스발이 처음 풍선 무기를 제작해 이듬해부터 러시아 군대에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즈베즈다TV는 지난 2021년 수도 모스크바 인근에서 풍선 무기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부대의 훈련 모습을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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