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개혁의 딸)’로 자칭하는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당내 대표적 비이재명계 설훈 의원 지역구 행사에 나타나 불만을 쏟아냈다. 이 장면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했던 유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8일 오후 유튜브 채널 ‘잼잼자봉단tv’엔 ‘설훈 의원 의정보고 마지막 날이랍니다~ 들어보러 왔어요!’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이 올라왔다.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의정보고회를 개최한 설 의원은 이날 부천시청 소통마당에서 마지막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자리 잡았다.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처음 마이크를 잡은 남성부터 이 대표 지지자였다. 그는 “민주당 권리당원으로서 질문드린다”며 “국정 시급 관심사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대장동 의혹,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의혹인데, 왜 민주당은 강하게 투쟁하지 못하고 싸우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설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선 부천 시민들을 위해 부천시에서 진행되는 얘기들을 일차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지금은 우리 당이 힘을 합치고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제 뜻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은 1년 뒤 있을 선거에서 궤멸할 수가 있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게 되면 평화를 해치는 결과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얘기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성 지지자의 공격은 계속됐다. 얼마 뒤엔 부천에서 아이 둘을 낳아 키우고 있다는 한 여성이 “압력을 조금 느끼시면 좋겠다”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 대표를) 그냥 대리인, 머슴으로 세워놓은 거니까 같이 함께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촛불 현장에서 뵙고 싶고, 지도부와 함께하시길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 전에 5선(의원)이 왜 이런 행사를 하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불만 토로가 계속되자 설 의원도 보다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설 의원은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며 “중산층이 우리를 지지하도록 만들어내야 하고 이게 승리의 제1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중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것인가가 열쇠인데 이 열쇠에 관한 이해관계가 잘 맞지 않는다”며 “어떤 분은 똘똘 뭉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뭉칠 것이냐에 대한 견해는 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제가 가진 얘기를 다 공개적으로 하게 되면 엄청난 충격이 올 수 있고 싸움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각자 따로 앉아있던 지지자들은 행사가 끝난 뒤 한 데 모였다. 남성 지지자는 “의정 활동 얘기하지 말라고 할 거면, 국회의원 말고 시장이나 시의원을 하셔야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여성 지지자는 “중요한 핵심은 저분 말고 공천할 주자가 있냐(는 것)”고 했다. 그러자 잼잼자봉단tv 운영자가 “있겠죠, 찾아내야죠”라고 답했다. 이 운영자는 지난달 14일 민주당사에서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에 등장해 이 대표로부터 박수를 받았던 인물이다.
한편, 이날 같은 시각 국회 의원회관에선 친민주당 성향 딴지일보 커뮤니티 회원들이 몰려다니면서 민주당 의원실에 떡을 돌렸다. 이들이 준비한 떡 상자엔 ‘민주당원들은 이재명 단일대오로 이기는 민주당을 원한다!’는 스티커가 붙었다.
관련 내용을 알린 딴지일보 게시글엔 “감동이다”, “고맙다”, “수고하셨다”는 반응과 함께, “(체포동의안)가결한 의원들은 이 떡 먹고 체하길”이라거나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지만, 김종민ㆍ이상민ㆍ이원욱 입속으로 들어가는 걸 상상하니 역겹다”는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