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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한국의 다음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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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8일 입국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당면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8일 입국한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당면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위르겐, 빌콤멘(Willkommen).”

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한 축구팬이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환영한다’는 뜻을 클린스만의 모국어인 독일어로 밝힌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새로 이끌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한국에 도착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이다. 카타르월드컵 때 얻은 성과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영어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88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을 방문했다. 또 아들(미국 국적 골키퍼 조너선)이 출전한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때도 한국을 찾았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어서, 감독 제의가 왔을 때 무척 기뻤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3년5개월 간 계약을 맺은 클린스만은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한국이 1960년 이후 63년째 우승을 못하고 있는 대회다.

클린스만은 “카타르월드컵 당시 국제축구연맹 TSG(기술연구그룹)로 활동한 차두리 코치와 함께 한국의 모든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은 지난 20~25년간 거스 히딩크 감독부터 파울루 벤투 전 감독까지 함께하며 좋은 팀을 만들었다. 카타르에서 포르투갈을 이겼고, 4년 전 (월드컵에선) 독일도 꺾었다. 당연히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차두리(43) FC서울 유스강화실장은 대표팀 어드바이저를 겸임하며 클린스만을 보좌할 가능성이 크다.

9일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는 클린스만은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한국 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선수 파악 시간이 부족한 만큼, 13일 발표 예정인 소집 선수단은 카타르월드컵 최종 명단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선후배’ 사이인 클린스만과 손흥민(31)의 만남도 주목거리다. ‘금발의 폭격기’라 불린 클린스만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인 1994~95시즌에 29골을 몰아쳤다. 또 1997~98시즌 후반기에는 토트넘으로 임대돼 리그 15경기에서 9골을 터트려 1부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딱 한 시즌 반만 뛰고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겨 토트넘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클린스만은 2021년 조세 모리뉴 감독이 경질된 뒤 토트넘 후임으로 거론됐지만 무산됐다. “토트넘 감독이 꿈”이라고 밝혔던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에서 ‘토트넘 스타’ 손흥민을 지도하게 됐다. ‘토트넘 공격수 출신’이라는 공통점은 둘에게 심리적 유대감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감독 클린스만을 향한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2006년 월드컵에서 독일을 3위로 이끌었지만, 당시 클린스만은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 지내길 원해 ‘재택 근무’ 논란이 불거졌다. 핵심 전술도 요하임 뢰프 코치가 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제자였던 필립 람은 자서전을 통해 “클린스만 지도 아래 우리는 체력 훈련만 했고, 전술적인 지도는 거의 없었다”고 폭로했다. 2019년엔 독일 헤르타 베를린을 맡은 지 두 달 만에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으로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경력 단절 기간이 3년이나 된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전술적으로 뚜렷한 정체성은 부족하지만, 팀 스쿼드에 따라 융통성이 있다. 선수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급 코치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과제”라고 했다. 클린스만은 2004년 감독 생활을 시작했는데도 약 20년 동안 지휘한 경기 수는 186게임에 불과하다. 미국 대표팀에서 클린스만을 보좌했던 파올로 스트링가라(61·이탈리아)가 거론되지만, 수석코치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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