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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품에 생명 불어넣는 게 성악가의 의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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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이스 디도나토

조이스 디도나토

“성악가는 청중에게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래한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노래는 봉사입니다. 위로·이해·아름다움과 평화를 얻으려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위대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게 성악가의 의무죠.”

두번째 내한 공연을 앞둔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54·사진)는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는 14일과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내한공연은 두 가지 색깔로 펼쳐진다. 14일 피아니스트 크레이크 테리와의 리사이틀에서는 헨델·하이든부터 프랑스 샹송과 미국 재즈까지 음악인생을 총망라하는 다양한 곡들을 노래한다. 16일에는 보스턴 심포니 부지휘자 얼 리가 지휘하는 세종솔로이스츠와 토드 마코버의 ‘오버스토리 서곡’ 아시아 초연 무대에 선다. ‘오버스토리 서곡’은 환경 문제를 다룬 리처드 파워스의 소설 ‘오버스토리(The Overstory)’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오버스토리’의 사전적 의미는 숲 상층부의 생김새다. 소설은 한 그루의 나무로 상징되는 아홉 인물의 개별적인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디도나토는 이 중 식물학자 패트리샤 웨스터퍼드 역을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연기한다.

2019년 1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그의 첫 내한공연은 국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했던 연주회에서 분노와 애절함이 교대로 터져 나오는 바로크 시대의 아리아는 록 음악 같은 직진성과 보편성으로 다가왔다. ‘이탈리아에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있다면 미국에는 조이스 디도나토가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무대였다.

그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국 청중이 정말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서울의 활기와 비전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서울을 떠날 때 이곳을 반드시 다시 찾게 되리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디도나토는 자신과 같은 음역의 가수인 메조소프라노들 가운데 자넷 베이커와 프레데리카 폰 슈타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들의 인간적인 면과 예술에 대한 헌신이 특별하다”는 이유에서다.

디도나토는 여러 스승으로부터 받은 가르침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들려주었다. “‘성공하려면 전념(Dedication), 의지(Determination), 훈련(Discipline) 등 3D가 필요하다’ ‘뭔가 성공적이었을 때 그것을 되풀이하지 말고 완전히 재탄생시켜라’ ‘소리가 나오는 길을 방해하지 말고 그저 자연스럽게 나오게 둬라’ 등은 지금도 명심하고 있어요.”

노래 외에 사진과 춤, 독서, 빵 굽기, 대화, 자전거타기, 정원 가꾸기가 취미라는 디도나토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최근 워너(Warner) 레이블에서 앨범 두 장을 발매했어요. 헨델의 감동적인 오라토리오 ‘테오도라’와 프로젝트 앨범 ‘에덴’이죠. ‘에덴’으로 멀티미디어 월드투어를 하고 있어요. 비제 ‘카르멘’을 녹음할 예정입니다. 처음 불러보는 카르멘이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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