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게임 기술유출 의혹이 일고 있는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스팀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3/09/71486211-9ac0-41cc-8ff8-ddd09fc0648c.jpg)
넥슨의 게임 기술유출 의혹이 일고 있는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스팀 캡처]
인기 인디게임 ‘다크앤다커’가 넥슨 미출시 프로젝트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넥슨은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전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10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개발자들이 넥슨의 미출시 게임 ‘프로젝트 P3’를 무단유출해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는 기술유출 의혹 때문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기술유출 혐의에 더해 기술사용 혐의도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2021년 8월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앞서 고소 한 달 전인 2021년 7월 넥슨은 A씨가 넥슨 신규개발본부에서 개발 중이던 P3의 개발 리소스(소스코드·빌드 등 게임제작에 필요한 자원)를 무단으로 외부에 반출했다는 이유로 징계 해고했다. 당시 A씨는 구성원들에게 집단 퇴직을 권유하고, 유사 게임 개발·출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P3 개발 인력들이 무더기로 회사를 떠났고, 넥슨은 P3 개발을 잠정 중단했다. 아이언메이스는 그해 10월 설립됐고, 10개월이 지난 지난해 8월 다중접속 생존 어드벤처 게임 ‘다크앤다커’ 테스트 버전을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 공개했다. 미완성인데도 일일 최다 동시 접속자 10만 명을 모으며 스팀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러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게임이 넥슨의 미공개 프로젝트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아이언메이스는 지난달 18일 공식 디스코드 공지사항에 “게임 개발에 도용된 애셋이나 코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드는 자체 개발했고, 애셋은 대부분 게임 개발엔진 언리얼의 유통 마켓에서 구매했다면서다.
그러나 넥슨은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아이언메이스는) 회사 설립 후 불과 10개월 만에 다크앤다커의 알파테스트를 진행했다”며 “주요 기획 내용은 물론 게임의 거의 모든 부분이 흡사해 독립적으로 개발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게임 개발 아이디어나 성과는 누구의 소유일까. 이직이 잦은 게임업계에선 기술유출 공방이 꾸준히 벌어진다. 엔씨소프트·블루홀(크래프톤)도 ‘리니지3’ 영업비밀 유출 여부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7년의 수사 및 법정공방을 벌였다.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3을 개발하던 핵심 인력들이 대거 퇴직 후 블루홀스튜디오로 이직했는데, 엔씨소프트는 이들이 리니지3의 저작권·영업비밀 등을 침해했다고 보고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영업비밀 유출을 인정해 블루홀에 엔씨소프트 관련 자료를 폐기할 것을 주문했지만, 손해배상 등의 책임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개발 인력의 동반 퇴직을 적극 유도하거나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의 쟁점은 다크앤다커 개발진이 넥슨의 애셋 등 ‘영업비밀’을 실제 유출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송의 결론까지 수년이 걸릴 수도 있어 어느 쪽이든 ‘이겨도 이긴 게 아닌’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개발한 코드는 회사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다음 달 다크앤다커 5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