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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일부 당직 교체 가능성…비명 “이재명 숨기만 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8일 “이재명 대표가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당 내홍 사태가 벌어진 만큼 “이 대표는 현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다. 다만 이 대표가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당직 일부 교체로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다.

더미래는 이날 국회에서 조찬 간담회를 한 뒤 ‘당내 상황 및 향후 진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지금은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열을 조장하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하며, 단결을 위해 당내 여러 의견 그룹과 적극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 지도부도 직간접적 소통으로 내홍 수습에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5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한 데 이어 비명계 이원욱·윤영찬 의원과 만찬을 하며 수습책에 관한 여론 수렴에 나섰다. 이날 친명계 지도부에선 “대변인단이나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교체는 검토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가 사무총장·전략기획위원장 등 친명계 일색인 주요 당직 교체를 요구한 걸 일부 수용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시점과 형식이다. 곧바로 주요 당직자를 교체하면 비명계 요구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게 친명계의 우려다. 또 비명계가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을 콕 집은 건 “공천과 관련 있는 당직자를 바꾸라는 것”(지도부 관계자)이라고 의심한다. 특히 사무총장은 당헌 80조에 따라 이 대표 기소 시 직무정지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봉합 움직임에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총선은 의원·당원의 마음을 집결시키는 게 중요하지, 한 사람의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사퇴를 에둘러 촉구했다. 한 비명계 의원도 “이 대표가 자꾸 원내대표 같은 대리인만 앞세울 뿐, 본인은 숨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전날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만찬에서도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오갔다. 한 재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싫어하는 국민 60% 가운데 민주당 지지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지도부가 타개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당 내홍에 관한 언급을 피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이 ‘적극 수습에 나서라’는 더미래의 요구에 대한 의견을 묻자 “대일 굴욕 외교 관련해 국민께서 참으로 걱정이 많다”고 동문서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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