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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도전장 던졌다…중국이 앞선 LFP 배터리, 장점 뭐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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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달 13일 미국 포드 배터리셀 연구개발 매니저 테드 밀러가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포드는 CATL과 손잡고 LFP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세울 예정이다. 사진 포드

지난달 13일 미국 포드 배터리셀 연구개발 매니저 테드 밀러가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포드는 CATL과 손잡고 LFP 배터리 공장을 미국에 세울 예정이다. 사진 포드

약일까. 독일까.

중국 배터리 기업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업을 K배터리 업체가 추격하는 데 대해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 배터리 기업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주력해왔다. LFP 배터리 생산에 한발 늦게 뛰어든 한국과 앞서 나간 중국의 기술 격차는 적지 않다.

LFP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선 대세로 통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6대가 LFP를 장착했다. 리튬과 인산철을 원료로 하는 LFP는 니켈·코발트·망간으로 만드는 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다. 반면 무게가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중국 시장을 주도하는 CATL과 BYD는 일찌감치 LFP 개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은 NCM을 주력으로 삼았다. 넉넉한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 시간에 민감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NCM의 장점에 주목한 것이다. 한동안 중국과 한국이 배터리 기업은 각자의 시장에 주력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균형이 깨진 건 2020년 무렵이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벤츠와 폴크스바겐이 LFP 탑재를 선언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3월 중장기 전동화 전략 발표를 통해 “LFP를 포함해 배터리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NCM 일변도에서 다변화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LFP 배터리 선택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포드는 여기서 나아가 CATL과 손잡고 LFP 공장을 북미에 짓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저렴한 전기차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LFP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 기업이 주도하는 신기술 개발도 한몫한다. CATL은 LFP의 단점을 개선한 배터리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CATL은 지난해 8월 LFP에 알루미늄 등을 추가해 에너지 밀도를 높인 개량형 LFP를 공개했다. 개량형 모델의 에너지 밀도는 1㎏당 230Wh(와트시)로 NCM(1㎏당 250Wh)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CATL은 이르면 올해 개량형 LFP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국 CATL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 지난해 중국 전기차 10대 중 6대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했다. 사진 CATL

중국 CATL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 배터리. 지난해 중국 전기차 10대 중 6대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했다. 사진 CATL

한국 배터리 기업은 바빠질 수밖에 없다. 중국에 맞서 LFP 개발과 양산이 한창이다. LG엔솔은 올해 중국 난징공장 생산 라인 일부를 LFP로 전환할 방침이다. 미국에선 LFP 신규 라인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K온은 이번 달 서울에서 열리는 배터리 전시회에서 LFP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LFP 패스트 팔로어(신기술 추격자)를 자처한 한국 기업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심스럽다. 한국 기업의 LFP 진출은 시장 확장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수요 확대에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 보면 전기차뿐만 아니라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수요가 있어 양산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무겁고 재활용도 어려워 전기차 분야에선 LFP 수요가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NCM 배터리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성능 향상과 원가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LFP가 장점이 많음에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입문용 차량 이상에선 사용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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