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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냉동비 200만원...난임 지원 발벗고 나선 서울시

중앙일보

입력

만혼이 늘면서 여성 난자냉동도 늘고 있다. 사진은 냉동한 난자를 보관하는 난자은행. [중앙포토]

만혼이 늘면서 여성 난자냉동도 늘고 있다. 사진은 냉동한 난자를 보관하는 난자은행. [중앙포토]

A씨 부부는 2년 전부터 시험관 시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번번이 임신에 실패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시술할 때마다 최대 200만원이 들었기 때문이다. 30대 중반 B씨는 당장 결혼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아이를 낳고 싶어 난자를 동결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회당 약 250만~500만원 정도인 비용이 부담이었다.

난임으로 고민하는 A ·B 씨와 같은 시민을 위해 서울시가 8일 대책을 내놨다. 난임은 부부가 피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더라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난임 진단을 받은 시민이 5만2000여명인 데다 연간 10명 중 1명이 난임 치료를 통해 태어나고 있다”라며 “난임 지원을 확대하면 생명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24일 “저출생 해결에 가능한 자원을 최우선으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노산·난임 지원 나선 서울시

서울시가 8일 선보인 난임 지원 정책. 그래픽 박경민 기자

서울시가 8일 선보인 난임 지원 정책. 그래픽 박경민 기자

서울시 난임 지원 확대 방안은 크게 4가지다. 일단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폭을 늘렸다. 지금까지 서울시는 중위소득 180% 이하 가정에만 시술비를 지원했다. 앞으로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모든 난임 부부에게 회당 최대 100만원까지 본인부담금을 지원한다.

시술 횟수 제한도 폐지했다. 지금까지 체외 수정된 배아를 그대로 자궁에 넣어주는 시술(신선배아)은 10회, 동결 보존한 수정란을 원하는 시점에 해동해 이식하는 시술(동결배아)은 7회, 인공수정은 5회까지만 지원이 가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난임 당사자, 난임 치료 전문가와 대화하며 난임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난임 당사자, 난임 치료 전문가와 대화하며 난임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둘째 난자 냉동 시술비를 지원한다. 난자 냉동 시술을 원하는 30~40세 여성에게 최대 200만원(첫 시술 비용의 50%)을 준다. 난자 냉동 시술비를 지원하는 건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20대 여성도 난소종양 관련 질환이 있거나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미혼 여성이 난자 동결 시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 회당 250~500만원인 난자 동결 시술 비용을 전액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A 병원은 최근 5년 새 난자 동결 시술 인원이 491% 증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임신을 원치 않지만 추후 출산을 원하는 미혼 여성에게 난자 동결 시술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전국 최초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

서울시 연차별 난임 정책 투자 계획안. 그래픽 박경민 기자

서울시 연차별 난임 정책 투자 계획안. 그래픽 박경민 기자

고령 산모 지원 정책도 있다. 임신중독증 같은 합병증과 기형아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큰 35세 이상 산모에게 기형아 검사비를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고령 산모는 난자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일반 출산보다 9배가 높다. 서울시 고령 산모는 연간 약 1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또한 난임 시술로 증가하는 쌍둥이(다태아)를 위해 서울시가 자녀안심보험 무료 가입을 지원한다. 지난해 서울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2210명, 세쌍둥이는 85명이었다. 서울시 다둥이 행복 카드를 소지한 다태아 가정은 자녀안심보험에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부터 4년 동안 2123억원을 투입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번 난임 지원 확대 계획을 시작으로 간절한 마음을 이룰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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