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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에 침묻힌 '스시테러'에 결국...'회전' 포기한 日회전초밥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회전초밥 식당에서 한 고객이 초밥에 침을 묻히고 있는 모습. 니혼테레비 유튜브 채널(日テレNEWS) 캡처.

일본 회전초밥 식당에서 한 고객이 초밥에 침을 묻히고 있는 모습. 니혼테레비 유튜브 채널(日テレNEWS) 캡처.

일본 초밥 레스토랑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회전초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일부 몰상식한 고객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회전하는 초밥 접시나 테이블에 놓인 간장 병, 젓가락에 침을 묻히는 등 이른바 ‘스시테러’가 알려지며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되자, 유명 회전초밥 식당이 ‘회전’ 방식을 포기하고 있어서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도쿄에서 63개의 회전초밥 식당을 운영하는 유명 프랜차이즈 ‘조시마루’는 최근 컨베이어 벨트를 끄고 주문 방식으로 음식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직원을 통해 직접 먹고 싶은 초밥을 주문하거나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통해 초밥을 선택하면 이를 테이블로 가져다주는 방식으로 식당이 운영될 예정이다.

일본 소라뉴스24에 따르면 조시마루는 내달 말까지 모든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기로 했으며, 일부 매장은 며칠 안에 새 운영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 됴쿄의 한 회전초밥 식당. AFP=연합뉴스

일본 됴쿄의 한 회전초밥 식당. AFP=연합뉴스

조시마루의 이번 결정은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거진 ‘스시테러’ 때문이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에는 일본 회전초밥집을 찾은 고객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간장 병을 핥거나, 자신이 사용하던 젓가락으로 회전 중인 초밥에 와사비를 바르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회전초밥 접시를 들고 직접 손이나 혓바닥으로 침을 묻히고 이를 다시 회전 벨트에 올려놓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있었다.

이 사건이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도 알려지면서 업계 선두인 스시로의 주가는 폭락했고, 매출 역시 급감했다. 이에 회전초밥 식당 운영자들은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을 재고하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실제 조시마루 역시 이런 위생문제가 대두하면서 고객이 자리에 앉으면 직원들이 직접 간장과 젓가락 등을 직접 가져다주도록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전 주문 방식을 없애는 고강도 조치까지 결정했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로 다른 고객들의 주문을 방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회전초밥 업체인 '구라스시'가 지난 2일 오사카에서 일부 고객의 민폐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 카메라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회전초밥 업체인 '구라스시'가 지난 2일 오사카에서 일부 고객의 민폐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한 인공지능 카메라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시로는 회전초밥 레인을 2개로 늘리며 대응했다. 한 레인은 일반적인 회전초밥집처럼 누구나 가져다 먹을 수 있지만 다른 레인은 개인이 직접 주문한 초밥을 고속으로 전달하는 용도다.

AI 기술을 동원해 회전 중인 초밥 접시를 꺼냈다가 다시 올려놓는 고객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장치를 마련한 식당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WP는 “회전초밥 팬들은 1958년 일본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로 퍼져나간 회전초밥집의 변화를 한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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