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입'인 네드 프라이스(41) 대변인이 이달 중 사임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과 전 세계인에게 네드 프라이스는 미국 외교정책의 얼굴이자 목소리였다"며 "미 정부가 전 세계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고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대변인 자리에서 곧 물러난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방기관 대변인을 역임했다. AP=연합뉴스
2021년 1월부터 국무부 대변인으로 재직 중인 프라이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연방기관 대변인이다. AP통신은 "대변인 역할을 그만두는 대신, 앞으로 블링컨 국무장관을 위해 직접 일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역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변인을 지내다가 미국 정부기관 내 다른 보직으로 가는 일은 드문 일은 아니다. 존 커비 전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의 경우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이달 내로 사임하기로 했다. 그는 이달 말부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직접 일할 전망이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프라이스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일일 언론 브리핑을 재개하는 등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확고히 한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앞으로 국무부 내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라는 풀이가 나온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2006~2017년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근무한 정보맨 출신이다. 조지 W. 부시(2001~2009년)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2009~2017년) 전 대통령 밑에서 일했던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1개월 뒤인 2017년 2월 "정보기관 직원으로서 자괴감이 든다"며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을 그만두는 이유를 밝힌 칼럼을 기고하며 물러났다.

지난 2017년 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할 수 없다'며 공개 사퇴를 밝히는 칼럼을 워싱턴포스트에 실은 네드 프라이스. 워싱턴포스트 유튜브 캡처
그는 당시 칼럼에서 "공화(부시 행정부)와 민주(오바마 행정부) 양당 모두에서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소신 있게 일할 수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선 도저히 양심적으로 대통령을 모실 수 없었다"며 "CIA를 천직이라 여겼는데 트럼프 때문에 CIA를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날 CIA 본부를 방문해 전몰장병 추모비 앞에 서서 전날 취임식 인파에 대해 자랑한 것은 나와 동료들이 듣고 싶은 말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위 정보 당국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됐다고 지적했다.
사직 후인 2018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경험을 다룬 저서 『웨스트 윙 사람들(West Wingers)』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 뒤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무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조지타운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