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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밑장 빼기? 테슬라 '반값 전기차' 발표 미루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테슬라의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CEO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테슬라의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 CEO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이른바 ‘반값 전기차’ 모델 출시가 지연되자 테슬라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3000만원대 가격으로 신차가 나오면 기존 차종의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어 테슬라가 의도적으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는 전날보다 2% 떨어진 193.81달러(약 25만1856원)에 마감했다. 지난해보다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초 100달러대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지만, 최근 주가 하락은 2만5000달러(약 3249만원)대 반값 모델 발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0년부터 “3년 내 반값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2024년 멕시코서 반값 모델 생산 가능성 

시장에서 ‘모델2’로 알려진 반값 전기차는 지난 2일 테슬라가 개최한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머스크 CEO는 이날 멕시코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는데, 이곳에서 내년부터 ‘모델2’가 생산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다음 세대 자동차가 멕시코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고,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도 현지 매체를 통해 “내년부터 자동차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테슬라의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나온 자동차 내부 컴퓨터.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테슬라의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나온 자동차 내부 컴퓨터. 사진 유튜브 캡처

업계에서는 차기 제품이 조기에 발표됐을 때 현재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오스본 효과’ 때문에 테슬라가 고의로 모델2 출시를 늦추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인 자동차 회사는 더욱 저렴하거나 우수한 성능을 가진 차기 모델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일부 투자자를 실망하게 했지만 (모델2를 공개하는 건) 최선의 전략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베일에 가린 채 모델 두 개가 공개됐는데 한 개는 아반떼 같은 소형 모델, 다른 한 개는 상용차가 될 확률이 높다”며 “인도나 중국 등에서 수요가 많은 소형 모델은 무인 차량 공유 서비스와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모델S는 5.2%, 모델X는 9.1% 가격 인하

이런 가운데 테슬라는 최근 고가 모델인 모델S와 모델X 차량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을 각각 5000달러(약 650만원), 1만 달러(약 1300만원)씩 인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1분기 마지막 달인 3월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가격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홈페이지는 모델S 전륜구동 모델은 기존 9만4990달러에서 5.2% 인하한 8만9990달러(약 1억1700만원)에, 모델S 플레이드 모델은 11만4990달러에서 4.3% 내린 10만9990달러에 각각 안내 중이다. 모델X 전륜구동 모델은 10만9990달러에서 9.1% 인하한 9만9990달러(약 1억3000만원)에, 모델X 플레이드는 11만9990달러에서 8.3% 내린 10만9990달러에 팔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월에도 판매 촉진을 위해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최고 20% 인하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매우 높다”며 “이를 제약하는 요인은 구매 능력”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테슬라의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나온 모델. 모델2로 추정되는 소형 모델이 제일 오른쪽에 베일에 가린 채 표기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2일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테슬라의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나온 모델. 모델2로 추정되는 소형 모델이 제일 오른쪽에 베일에 가린 채 표기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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