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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북한 협약식서 이화영 박수"…정반대 증언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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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중국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 경제협력 협약식을 맺을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경기도 공무원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쌍방울과 경기도의 대북 사업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던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을 몰랐다”고 진술한 경기도 평화협력국 전·현직 공무원들의 기존 주장과 정반대 증언이 나오면서 위증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이 전 부지사 출장 보고서엔 김 전 회장과 안 회장, 송 부실장 등의 얼굴을 가린 사진이 들어있다. 사진 경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이 전 부지사 출장 보고서엔 김 전 회장과 안 회장, 송 부실장 등의 얼굴을 가린 사진이 들어있다. 사진 경기도

쌍방울 중국 지린공장 간부 A씨는 7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위반 등 사건 18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2019년 1월17일 북한과의 경제협력 협약식에 이 전 부지사와 경기도 공무원들이 참석해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2004년 쌍방울에 입사한 A씨는 2012년 중국 선양 법인에서 근무하다 2018년 4월 지린 공장 생산지원부장을 맡아 재직 중인 인물이다. 김 전 회장 등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이 북측 인사들과 대북사업 논의 차 중국에 출장오면 현지 일정을 조율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했다. A씨는 김 전 회장이 김성혜 조선아태위 실장, 박철 부위원장 등과 만났던 2018년 11월과 12월에도 현지 식당과 호텔 등을 예약하고 결제하는 등 중국 일정에 동행했다.

“명함도 교환…기억 안 날 리 없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재임기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으로 일했던 B씨의 “중국 출장 당시 김 전 회장과 방용철 부회장 등 쌍방울그룹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는 증언을 깨뜨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북한 조선아태위의 송명철 부실장, 조정철 참사 등이 한 자리에 모였던 2019년 1월17일에 집중했다.

A씨는 “협약식 당일 회장님(김성태)과 이 전 부지사, 수행하는 2명(당시 평화협력국장 B씨와 평화부지사 비서실장 C씨)을 7인승 렌터카에 함께 태우고 행사가 열리는 호텔로 이동했다”며 “승합차에 타기 전에 경기도 관계자들과 명함을 교환했기 때문에 쌍방울그룹 사람이라는 걸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당시 교환했던 명함이 당장 내 자리에 있다”며 “쌍방울과 북한 협약식 이후에 경기도와 북측이 회의를 했는데, 해당 시간에 대한 행사장과 회의실 사용 비용도 모두 쌍방울이 정산했고, 행사 이후에 중국 선양 시내 식당도 내가 예약하고 결제했다”고 진술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이 전 부지사 출장 보고서엔 김 전 회장과 안 회장, 송 부실장 등의 얼굴을 가린 사진이 들어있다. 경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국외출장보고서에 담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송명철 조선아태위 부실장 등과의 2019년 1월 중국 선양 출장 당시 만찬 사진. 이 전 부지사 출장 보고서엔 김 전 회장과 안 회장, 송 부실장 등의 얼굴을 가린 사진이 들어있다. 경기도

이화영 최측근 “쌍방울 사람들인지 몰랐다”

앞서 B씨는 지난달 14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월17일 중국 선양 식당 만찬에서 만난 기업인들이 쌍방울 사람인지 몰랐다”며 “(동북아평화경제협회 AMP 과정에서 안면이 있었던)방용철 부회장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식당 식사 비용은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낸 걸로 안다”고 증언했다. 쌍방울그룹과 경기도 사이의 연결 고리를 전면 부인하는 진술이었다.

최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A씨는 본인의 기억과 B씨의 법정 증언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이 전 부지사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마음 먹었다.

A씨는 “1월17일 만찬에서 회장님(김성태)이 건배 제의할 때 ‘형님 덕분에 큰 돈을 쓴다. 형님이 없었으면 절대 이런 돈 안 쓴다’고 했다”며 “회장님이 술자리에서 워낙 목소리가 크고 주도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경기도 공무원들이 회장님을 그날 못 봤다거나 몰랐다고 보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1월은 김 전 회장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를 북측에 대납하기로 약속하고 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쪼개기 송금’을 시작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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