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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 사라지고 쟂빛 도시된 중국…그 먼지 한국 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중국 베이징의 하늘이 뿌연 가운데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6일 중국 베이징의 하늘이 뿌연 가운데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개선됐던 중국의 대기질이 다시 악화하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등의 영향으로 주말까지 하늘이 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기오염 방지 및 통제 센터(NJRC)는 최대 철강업 중심지인 톈진과 탕산을 포함한 13개 도시에 주황색 오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의 대기오염 경보는 총 4단계로, 주황색 경보는 적색경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단계다.

수도 베이징에도 미세먼지가 덮치면서 도시가 온통 뿌옇게 변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7일 오후 1시 현재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당 17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매우나쁨(76㎍/㎥~)’ 기준의 두 배보다 높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와 인민정치협상회의) 때마다 나타나던 파란 하늘, 이른바 ‘양회 블루’도 올해는 사라졌다. 중국 정부가 대기질 개선을 위해 행사 이전에 산업 활동을 미리 줄였지만, 올해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베이징의 공기질 지수는 양회 개막 첫날인 4일부터 ‘중급’ 오염을 기록하더니 다음 날부터는 대기질이 더 악화해 이틀 연속 ‘심각’ 수준을 유지했다.

재가동된 ‘세계의 공장’…“산업활동 증가로 대기오염도 급증”

5일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가운데 톈안먼 광장에 미세먼지가 끼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가운데 톈안먼 광장에 미세먼지가 끼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북동부 지역은 지형적 영향에 산업 시설까지 밀집해 있어 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다. 하지만, 10년 전부터 공장을 폐쇄 또는 이전하는 등 대기오염과 전쟁을 벌인 결과 최근 몇 년간 대기질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봉쇄 정책으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하늘이 더 맑아졌고 이를 ‘코로나 블루’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고 일상 회복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경제 활성화에 나서면서 대기 오염이 다시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계속된 스모그도 대기가 정체된 탓도 있지만, 오염물질 배출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NJRC는 “철강 및 시멘트 공장이 더 많이 가동되고 디젤 트럭의 교통량도 늘어나는 등 산업 활동의 증가로 최근 (대기오염도가) 급증했다”며 “스모그는 1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발 먼지 계속 쌓여…주말까지 뿌옇다

7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스1

7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스1

중국의 대기 오염도 증가는 국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7일에도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등의 영향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7㎍/㎥로 ‘나쁨(36~75㎍/㎥)’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봄철이 되면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에 자주 영향을 미치면서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약해져 한번 유입된 미세먼지가 잘 빠져나가지 못한다. 최근 며칠 동안 따뜻한 날씨와 함께 하늘이 계속 뿌연 것도 국외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못하고 쌓였기 때문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동성 고기압이 동서로 길게 퍼져서 우리나라에 길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바람이 양옆으로 흩어지지 않고 공기층이 안정돼서 위아래로 잘 섞이지 않다 보니 먼지가 지상에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에도 중국 등 국외발 미세먼지가 또다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말까지 전국적으로 잿빛 하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봄철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주로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우리나라 서쪽으로부터 오염물질이 들어올 수 있는 기류가 형성된다”며 “현재로써는 토요일까지 국외 유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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