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메뉴 베꼈지” 소송 걸자, 판사가 SNS 후기 보는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3.03.08

당신의 사건 8. 테이블 디자인까지 베껴가는 경쟁 카페

작은 카페를 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룬 청년 사장 이은영(가명)씨. 정성스레 원두를 고르고, 디저트도 직접 굽습니다. 특히 오븐 옆에서 살다시피 하며 은영씨만의 레시피를 찾아 크림치즈 토스트를 선보였습니다. 성실하게 일한 덕일까요. 우연히 유명한 맛집 소개 유튜브 채널에 은영씨네 토스트가 소개되면서 찾는 손님이 늘어났습니다. 행복함과 뿌듯함도 잠시, 은영씨는 요즘 매일 억울하고 우울합니다. 300m쯤 떨어져 있는 한 대형 카페가 은영씨의 크림치즈 토스트와 아주 비슷한 메뉴를 팔기 시작했거든요. 토스트의 생김새와 맛, 게다가 플레이팅까지 비슷한데, 이 대형 카페는 “우리도 개발하던 중이었다”는 이야기만 반복합니다. 이러다 ‘원조’를 뺏기겠다는 다급한 마음뿐이지만, 은영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카페 SNS에다 “내 시그니처 디저트”라는 이야기를 틈틈이 올리는 일뿐입니다.

유난히 홍콩을 좋아하던 김민기(가명)씨는 한국에서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홍콩식 디저트 카페를 차렸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건 바로 차별화. 홍콩에서 카페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 현장 조사를 하고, 홍콩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인테리어 요소는 뭔지 밤낮으로 고민했습니다. “이런 곳은 우리나라에 내 카페밖에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장사를 하고 있던 때, 지인이 연락해 왔습니다. 누군가가 민기씨 카페와 아주 비슷한 콘셉트로 영업하고 있다는 겁니다. 매장의 내외부 인테리어, 종합적인 분위기까지 빼다 박았다고 생각한 민기씨는 법적 싸움에 돌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