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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바그너그룹 수장, 군부와 갈등 폭발…"퇴각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에서 격전 중인 가운데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이 러시아 군부와의 갈등으로 전장에서 퇴각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나의 대리인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본부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 당했다"고 말했다. 전날 프리고진은 공개적으로 탄약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러시아 군부를 비판했는데, 양측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로이터=연합뉴스

프리고진은 자신의 부대가 모스크바로부터 필요한 탄약을 받지 못했다며 "관료주의 때문이거나 배신일 수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만약 바그너그룹이 지금 바흐무트에서 퇴각한다면 전선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그런 상황은 러시아 국익을 지키는 모든 군대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그는 지난 3일 바흐무트를 사실상 포위했다며 위세를 부렸는데, 바흐무트에서 퇴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에서 퇴각할 경우 전세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혀왔으며 그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과를 올리며 악명을 떨쳐왔다. 그러나 프리고진이 러시아군 수뇌부를 공개 비판하는 등 정치적 야망을 키우면서 푸틴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바그너그룹의 철수를 명령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오른쪽)이 마리우폴을 방문했다며 러시아 국방부가 6일 공개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오른쪽)이 마리우폴을 방문했다며 러시아 국방부가 6일 공개한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6일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 사이에 균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바그너그룹이 러시아군보단 조금 더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군에게선 모범이 될 만한 활약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오스틴 장관은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함락되더라도 이번 전쟁의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취재진에 "(바흐무트 점령은) 전략적 가치나, 작전상 가치보단 상징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에서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을 방문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알렸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보안 상의 이유로 그의 정확한 방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쇼이구 장관의 공식 방문 목적은 인프라 재건 시찰로 알려졌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최대 격전지로 많은 곳이 파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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