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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대관람차 세운다…상암 '소각장 분노' 달랠 吳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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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1년 전 무산된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랜드마크 부지 모습. 높이 쳐진 펜스 안으로 잡초만 무성하다. 사진 마포구

11년 전 무산된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랜드마크 부지 모습. 높이 쳐진 펜스 안으로 잡초만 무성하다. 사진 마포구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조성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또 대관람차 ‘(가칭)서울링’도 상암동에 들어설 전망이다.

땅값만 5872억원 달하는 대형사업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르면 이달 안에 DMC 랜드마크 부지(2필지·3만7262㎡) 매각·공급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 검토에 나선다. 이 사업은 땅값만 5872억원(공시지가 기준)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러 투자자가 부지 공급계획 등을 문의했다”고 전했다.

DMC 랜드마크 사업은 2009년 본격 추진됐다. 당시 한국교직원공제회와 KDB산업은행·대우건설 등 25개사로 구성된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PFV)인 서울라이트타워㈜ 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으로 기공식까지 열었다. 지상 133층(높이 640m)인 대형 타워를 짓는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쇼핑몰과 백화점·아쿠아리움·호텔·공동주택 등을 갖추기로 했다. 하지만 땅값 3680억원을 제때 내지 못해 2012년 무산됐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랜드마크 부지 펜스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로가엔 신규 소각장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민욱 기자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랜드마크 부지 펜스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로가엔 신규 소각장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민욱 기자

마천루 꿈꿨던 부지...현재 빈터로 방치 

2년 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뤼디(綠地)그룹 장위량(張玉良) 회장이 투자 의향을 밝혔다. 그런데 교통분담금과 건축물 높이·용적률 문제 등에서 시와 이견을 보였고 사업은 진척되지 못했다. 부지는 이후 제설제 임시보관소, 잔설 적치장 등으로 쓰이다가 현재 수풀만 무성한 빈터로 방치돼 있다.

투자자 사업성 높여줄 방안 나온다 

서울시는 투자자 부담을 덜어주려 100층 이상을 고집하지 않는 등 사업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50층 이상(높이 200m 이상)만 지으면 된다는 게 서울시 생각이다.

마포구는 DMC 랜드마크 사업 재추진 소식을 반겼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주민 숙원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돼 DMC가 당초 목표였던 서울 미디어 산업 거점이자 서북권 경제 중심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신규 소각장 건설문제로 서울시와 갈등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주한외교사절단 춘계인사회에서 대관람차 '서울링' 설치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주한외교사절단 춘계인사회에서 대관람차 '서울링' 설치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대관람차 '서울링'도 상암行 결정

이와함께 서울시는 최근 마포구 상암동을 대관람차 ‘서울링’ 후보지로 정했다. 서울링은 영국 ‘런던아이’를 벤치마킹한 시설로, 세계 최대 규모 대관람차를 선보이겠단 구상이다. 현재 세계 최대 대관람차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아인 두바이’(높이 250m)로 알려졌다. 서울링은 2027년 완공 목표다. 서울링 후보지론 상암 외 한강 노들섬도 검토됐으나 오세훈 시장이 지난 3일 세빛섬(가빛섬)에서 열린 ‘주한외교사절단 춘계인사회’에서 최종 후보지를 상암동으로 깜작 공개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상암동은 강변북로 쪽에서 보면 서울 관문”이라며 “자원 순환 스토리가 있어 서울링 조성지로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상암은 1978~93년 15년간 쓰레기 매립지로 쓰인 난지도를 품었던 곳이다. 난지도는 이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생태공원 중 일부엔 현재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하루 750t 규모)이  들어섰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신규 소각장(하루 1000t 규모) 후보지로 상암을 결정했다. 이에 주민들은 반대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마포구 소각장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철회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마포구 소각장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철회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소각장 환경평가 공청회 예정  

DMC 랜드마크와 서울링 사업 추진이 신규 소각장 문제로 악화한 지역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링 완공 시점은 신규 소각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때(2027년)와 비슷하다. 서울시는 7일 소각장 입지 선정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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