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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청각장애인 돕는 ‘착한 기술’ 속속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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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개발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의 웨어러블 기기 ‘글래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개발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의 웨어러블 기기 ‘글래스’. [사진 삼성전자]

기업들이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착한 기술’에 열을 올리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면서 사회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시각이나 청각이 불편한 이들을 보조해주는 신제품을 선보이거나, 이들이 기존 가전제품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와 기능을 추가하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6일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각 보조 솔루션 ‘릴루미노’의 시범 보급에 나선다고 밝혔다.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 ‘릴루미노’란 이름처럼 저시력 장애인들이 사물을 보다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기기다. 저시력 장애는 전체 시각 장애의 약 90%를 차지한다.

릴루미노는 스마트폰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앱과 웨어러블 기기인 글래스로 구성되어 있다. 안경을 쓰면 안경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가 바라보는 생활 속의 이미지가 촬영돼 실시간으로 릴루미노 앱으로 전송된다. 앱에서는 이러한 이미지의 윤곽선을 강조하거나 색 반전·대비 등 영상처리 후 다시 글래스로 전송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글래스를 쓴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눈앞의 사물을 보다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릴루미노의 사용 적합성 검증을 목적으로 경기도시각장애인복지관과 초기 사용자인 송승환 배우 겸 감독에게 글래스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 30여대를 무상으로 시범 보급했다. 시각장애 4급으로 30㎝ 정도 거리만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송승환 감독은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를 잘 알아보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는데, 리허설 등에서 릴루미노를 사용하면 배우의 얼굴과 표정을 느낄 수 있어 연기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될 삼성전자의 네오 QLED TV 상위 모델에 이와 비슷한 릴루미노 모드를 도입한다. 별도 글래스 없이 저시력자들도 이 모드를 통해 TV를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

LG전자도 접근성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LG전자는 ‘장애인 접근성 자문단’을 구성해 이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장애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공인 재무분석가(CFO)이자 미국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출신인 신순규씨를 초청해 가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3일 전국 130개 서비스센터 내 고객 접수용 키오스크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휴먼 수어 서비스를 탑재했다. 지난달에는 수어해설이 가능한 큐레이터 클로이가이드봇 ‘큐아이’를 국립공주박물관·국회박물관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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