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친명 갈등 속…500명씩 늘던 野당원, 1주새 2만명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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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박빙 부결을 둘러싼 논란으로 일주일째 들끊고 있다. 비이재명(비명)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인적쇄신 요구가 제기된 가운데, 친이재명(친명)계 성향으로 추정되는 권리당원의 입당 러시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친문재인계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10년 사이에 당 분위기가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싸움이 난 데다가 더 큰 싸움을 만들고, 갈등과 분열이 있는 곳에 기름을 붓는 정치적 행위·발언들은 삼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서로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가속페달)를 막 밟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이탈표 색출 움직임과 이에 동조하는 친명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우상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이 대표와 친한 분들과 비판적인 분들 사이의 소통이 아예 단절됐다”고 진단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반대파까지 끌어안고 소통하는 것은 당 대표가 하셔야 할 일이다. 그래서 당 대표가 어렵다”며 “견해가 다르고 심지어 (체포안) 찬성표를 던진 분조차 만나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체포안 박빙 부결 후 이 대표가 1주일째 별다른 정치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요 당직자 교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분출했다. 이날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대표께 필요한 건 사즉생(死卽生)의 결단”이라며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사무총장을 전면 교체하고 새로운 당으로 나아가는 게 첫걸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무총장을 포함해 모든 당직자가 다 이른바 친이재명이다. 김대중 총재 시절 이후 이렇게 당대표 중심으로 올인한 적이 없다”며 “일단 사당화(私黨化)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가) 잠시 대표직에서 물러서는 것이 당이나 자신을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상민 의원)이라는 2선 후퇴론도 제기됐다.

이 같은 요구에 친명계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 친명계 의원은 “겉으론 검찰 규탄을 외치더니 체포안 표결로 당을 흔들어놓고, 어떻게 표결을 이유로 지도부 쇄신을 요구하느냐”며 “비명계 주장은 가당치 않은 얘기”라고 반박했다.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 교체 요구에서도 “그것만 요구하겠나. 결국 대표보고 사퇴하라고 말을 꺼내지 않겠냐”(당 관계자)라는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수박은 은어로 겉은 더불어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뜻이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수박은 은어로 겉은 더불어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뜻이다. 뉴스1

민주당 내홍이 길어지는 사이 민주당 권리당원은 체포안 표결 후 1주일새 2만 3000여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재명이네 마을’ 등 이 대표 팬클럽을 중심으로 당원 가입 홍보가 이뤄진 만큼, 대부분 이 대표 지지층일 것으로 추정된다. 안호영 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 평균 3895명이 입당했다”며 “그만큼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지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당원 가입 건수는 하루 평균 500명꼴이었다고 한다.

한편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은 7일로 예정된 정례 토론회를 취소했다. 친명계와 비명계간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의식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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