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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전대 개입 논란…安 "법적조치" 천하람 "비대위 갈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8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논란이 부상했다.

안철수 후보는 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직접 당원에게 김기현 후보 지지와 홍보 활동을 부탁하는 녹취록이 나왔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의 대표 선거 개입이 명백하다.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법 7조에 명기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중대한 범법 행위”라며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도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뒤로는 김도식 총괄본부장, 김영우 선대위원장.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뒤로는 김도식 총괄본부장, 김영우 선대위원장. 연합뉴스

한 언론은 이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이 김 후보 지지 성격의 홍보물을 단체 채팅방에 전파해달라고 당원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행정관 음성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했다.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는 “대통령실은 어떤 사람이 가담했는지 즉각 확인해서 오늘 중 입장을 밝혀라”며 “그렇지 않으면 법적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의 조치가 없다면 (비판의 의미로) 후보를 사퇴하겠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대 D-2…안·천·황 “김기현 사퇴” 총공세

안 후보가 대통령실 개입 논란을 키우는 것은 1차 투표에서 김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4~5일 모바일투표(투표율 47.51%) 이후 6~7일 자동응답(ARS)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데 선거인단(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을 향해 “논란이 있는 김 후보를 찍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ARS투표에 나서는 당원은 84만명 중 7만~8만명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안 후보가 결선투표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 막판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왼쪽),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왼쪽),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천하람·황교안 후보도 김 후보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천 후보는 BBS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 행위는 범죄이고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녹취록 보도를 첨부하며 “의혹에 상당한 실체가 있어 보인다”며 “김 후보가 대표가 되어도 정당성이 큰 흠집이 생겨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도 KBS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의 개입 논란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김 후보가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끌어모으다 보니 생긴 부작용이다. 김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가 대표가 되면 앞으로 대통령실 개입 논란 같은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날 것”이라며 “김 후보가 진심으로 나라와 당과 대통령을 위한다면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썼다.

나경원과 찹쌀떡 나눠 먹으며…‘김·나 연대’ 띄운 김기현 

반면에 김 후보는 지난 1월 대표 선거 출마를 접은 나경원 전 의원을 만나며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서울 동작을 당협사무실을 방문해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을 이끌 가장 큰 지도자”라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번엔 제가 역할을 맡아야 할 상황에 있지만 나 전 의원이 더 큰 역할을 하도록 지평을 열어드리겠다”며 추켜세웠다.

이에 나 전 의원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좋은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찰떡궁합’을 의미하는 찹쌀떡을 나눠 먹었다.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지난달 7일 오찬 회동과 지난달 28일 대구·경북 당원 만남 및 합동연설회에 이어 세 번째다. 김 후보 측 인사는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이 호응하고 있고, 김 후보의 취약 지역이었던 수도권 조직표도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서울 동작구 나경원 전 의원 당협사무실에서 열린 동작을 당원간담회에서 찹쌀떡을 선물 받아 먹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6일 서울 동작구 나경원 전 의원 당협사무실에서 열린 동작을 당원간담회에서 찹쌀떡을 선물 받아 먹고 있다. 뉴스1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개입 논란에 대해 “공무원이라도 단체 채팅방에 들어가 활동하는 것이 금지된 것은 아니어서 위법은 아닐 것”이라며 “다만 사실관계를 잘 모르기 때문에 말씀드릴 입장은 아니다”고만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의혹의) 관련자가 채팅방에서 특정 후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천 후보를 돕는 이준석 전 대표는 이런 해명에 대해 페이스북에 “이름을 들었느냐, 못 들었느냐로 국민을 ‘지록위마’의 심판대에 올리려는 것인가”며 “저는 ‘김기현’ 이름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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