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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기업만 AI 면접 쓰나? 취준생 돕는 AI도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취업준비생 김모(27)씨는 지난해 한 대기업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뒤 재능 거래 플랫폼에서 컨설턴트를 찾아 면접 과외를 받았다. 김씨는 “실무 경험있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듣고 싶어 회당 5만원씩 들여 면접 컨설팅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재능 거래 플랫폼 숨고에는 면접 컨설팅 ‘활동 고수’로 등록한 이용자만 1만2000명이 넘는다. 이들에게 컨설팅을 의뢰한 누적 요청서는 약 2만 7000여 건.

이런 가운데 HR 테크 기업 원티드랩은 ‘AI(인공지능) 면접 코칭 서비스’(이하 AI면접 코칭)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대화형 AI 서비스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챗GPT 이전에 내놓은 언어모델인 GPT-3를 원티드랩이 활용해 만들었다. 기업의 채용을 돕는 데 AI 기술을 활용한 면접 솔루션은 있었지만, 취업 준비생을 돕는 면접 코칭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AI가 이젠 취준생들의 ‘취업 사교육 부담’도 줄여줄 수 있을까.

6일 재능 거래 플랫폼 '숨고'에 등록된 면접 컨설팅 현황. 사진 숨고 캡쳐

6일 재능 거래 플랫폼 '숨고'에 등록된 면접 컨설팅 현황. 사진 숨고 캡쳐

AI가 면접 코칭? 어떻게 하나  

기업이 활용하는 AI 면접 솔루션은 영상 분석·음성 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면접자의 답변 뿐만 아니라 표정과 태도 등 비언어적 행동도 탐지해 평가한다. 원티드랩의 AI 면접 코칭은 채용 공고가 뜬 기업을 고르면 예상 질문을 뽑아주고, 이용자가 해당 질문에 답변을 입력하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원티드랩은 기업의 채용 공고와 자사가 보유한 이력서 250만 건 등 데이터를 GPT-3 언어모델 기술과 접목해 AI의 면접 코칭 역량을 훈련시켰다.

다만, 지원자의 음성 답변에 대한 코칭을 제공하진 않는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음성 AI 기반 코칭의 기술 테스트도 마쳤다”며 “향후 음성 기반 AI 면접 코칭으로 서비스가 확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면접 코칭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원티드에 올라온 채용 공고 링크를 입력한 뒤 ‘채용공고 분석하기’ 버튼을 누르면 예상 질문이 나온다. 주요 업무, 자격 요건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역량, 리더십 등 소프트스킬(soft skill, 대인관계 관련 능력)에 관한 질문도 제공한다.

사진 원티드랩 제공

사진 원티드랩 제공

이게 왜 중요해  

◦ AI로 맞춤 솔루션 : 최근 HR테크 스타트업들은 AI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신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경력 데이터 관리 서비스 ‘잡브레인’을 운영하는 임플로이랩스는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가 제공하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활용해 AI 자기소개서 생성 기능을 선보였고, 원티드랩과 ‘채용 매칭 공동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리멤버는 빅데이터와 AI기술을 접목해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 매칭을 고도화하면서 지원자와 채용 기업 간 적합도가 높은 쪽을 우선 추천하는 AI시스템을 구축했다. 에듀테크 기업 팀스파르타는 온라인 코딩 강의 ‘스파르타코딩클럽’의 질의응답 기능에 대화형 AI 챗봇을 도입했다. 수강생들은 AI로 자신이 짠 코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오류 원인을 진단할 수 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취업 사교육 AI가 대체할까 : 지난해 잡코리아의 ‘취업 사교육 현황’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의 36.7%는 ‘취업 사교육을 받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전 해 대비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사이 취업 사교육 비용은 218만원(2021)에서 227만원(2022)으로 증가했다. 취업 사교육 항목으로 ‘면접 등 취업 컨설팅’(25.4%)을 꼽은 응답은 ‘전공분야 자격증 취득’(58.9%), ‘토익 등 영어 관련 교육’(42.6%)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구직자는 AI 면접 코칭을 통해 면접 과외 등 취업 사교육 없이 면접을 준비하는 등 실용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오픈AI나 네이버 등이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이를 활용하하는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원티드랩은 향후 원티드에 올라온 채용 공고뿐만 아니라 모든 채용공고의 링크만 입력하면 면접 예상 질문지를 받을 수 있도록 AI면접 코칭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음성 기반으로 확장할 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