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등 여파로 공사가 제때 진행되지 않으면서 전국 곳곳 공공·임대주택 입주에 차질을 빚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행복주택(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중 부산시청 앞 2단지(1108세대)와 서구 아미동 행복주택(767세대) 입주가 오는 8월에서 10월로 2개월 늦춰졌다. 지난해 화물연대와 레미콘 운송조합 파업 등으로 건설 자재 수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부산도시공사 측 설명이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입주 예정자에게 입주 지연 사실을 알려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공기 지연에 따른 공사비(약 5억2000만원)를 도시공사에서 모두 부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어 오는 6월 입주 예정인 경남 창원시 가포지구 A-2블록(402세대) 공공분양 아파트 입주도 9월로 석 달 연기됐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장기간 화물연대와 레미콘 파업이 겹치면서 골조공사가 지연된 탓이다. LH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 수서역 역세권 A3 신혼희망타운(597세대)도 문화재 발굴 문제에 이어 화물연대 등 파업까지 겹치면서 입주를 올해 6월로 5개월 연기한 상태다.
LH 관계자는 “입주민에게는 공기 지연에 따른 지체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며 “하지만 입주 시기에 맞춰 자녀 학교나 전·월세 계약 등을 했던 입주민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사 차질로 인한 부작용은 민간 건설현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아파트 입주를 내년 2월에서 5월로 연기한다고 입주민 등에게 통보했다. 올해 상반기 준공하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한 지식산업센터도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완공이 한 달가량 늦어지게 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건설노조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추가 공기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건설노조 불법 행위 근절 단속에 나서자 이에 반발해 타워크레인 노조가 이달부터 ‘준법 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타워크레인 노조원 준법 투쟁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바람이 불어 타워 크레인 운전을 못 하겠다고 하거나 작업을 천천히 하는 방식으로 지체하기도 한다. 또 52시간 외 초과 근무는 금지한 것도 해당한다.
건설업계는 오는 5월 이후 본격적인 하투(夏鬪)가 줄을 잇게 되면 건설현장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전국 건설현장에 공정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 추가로 공사가 지연되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이러면 그 피해는 건설업계와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만큼 정부 차원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