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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타워' 설계한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 별세…향년 78세

중앙일보

입력

'종로타워'를 설계한 우루과이 출신의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향년 78세의 나이로 지난 2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AFP=연합뉴스

'종로타워'를 설계한 우루과이 출신의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향년 78세의 나이로 지난 2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AFP=연합뉴스

'종로타워'를 설계한 우루과이 출신의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향년 78세의 나이로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3일 그의 아들 로만 비뇰리는 라파엘 비뇰리 건축사무소 홈페이지를 통해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며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1944년 6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난 고인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1978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1983년 라파엘 비뇰리 건축사무소를 설립했고, 1989년 도쿄의 컨벤션 센터 '도쿄 국제 포럼'(1996년 완공) 국제 현상 설계 공모에 당선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무전기를 닮아 '워키토키 빌딩'으로 불리는 런던의 '20 펜처치스트리트', 뉴욕 맨해튼의 높이 425.5m 빌딩 '432 파크 애비뉴' 등 세계 주요 도시에 600개 이상의 건축물을 남겼다.

비뇰리가 설계한 건물은 파격적인 디자인 탓에 종종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013년 '20 펜처치스트리트'의 오목한 통유리판 외벽에 햇살이 반사돼 아래쪽에 주차한 재규어 등 여러 차량의 일부가 녹아내리기도 했다.

서울 종로타워. 뉴스1

서울 종로타워. 뉴스1

1999년 준공된 종로타워 역시 호불호가 갈렸다.

종로타워는 2013년 월간 SPACE 등이 유명 건축가 100명에게 의견을 물어 선정한 한국 현대건축 태작(駄作·솜씨가 서투르고 보잘것없는 작품) 순위에서 3위에 올랐을 정도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반면 유리와 철제 구조를 노출한 데다 지상 24층과 레스토랑이 있는 33층 사이 약 30m의 공간을 비워둔 파격적인 설계로 서울 도심의 비슷비슷한 건물 사이에 단연 돋보인다는 호평 또한 받았다.

종로타워는 일제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국내 대표적인 백화점이었던 화신백화점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는 경위 탓에 논란이 가중됐다.

이 땅의 소유권은 화신그룹이 몰락한 이후 한보그룹을 거쳐 동방생명(삼성생명)으로 넘어갔다.

당시 "종로의 랜드마크가 될 건물을 만들라"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공모한 결과 1995년 비뇰리의 설계안이 채택됐다.

완공 후 한동안 국세청이 사용하다 삼성증권 등이 이용했고, 지난해 SK그룹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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