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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20kg 빠졌던 백지선 매직…HL 안양, 아시아 아이스하키 정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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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로나19와 당뇨 등으로 체중이 20㎏ 가까이 빠졌던 HL 안양 백지선(오른쪽) 감독. 사진 HL 안양

코로나19와 당뇨 등으로 체중이 20㎏ 가까이 빠졌던 HL 안양 백지선(오른쪽) 감독. 사진 HL 안양

HL 안양은 4일 일본 플랫하치노헤에서 열린 2022~23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일본)를 5-0으로 대파했다. 31승8패(승률 0.816)를 기록, 5일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6년 만에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HL 안양이 아시아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6번째다.

코로나19로 인한 2년 7개월간의 공백기를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다. 한국과 일본·러시아 팀이 참가하는 아시아리그는 2020년 2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플레이오프 도중 시즌이 취소됐다. 그 이후 일본 5팀은 자체 리그를 치렀지만, 한국 팀들은 2년이 넘도록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더구나 2021년 대명 킬러웨일즈에 이어 지난 2월 하이원마저 해체되면서 HL 안양은 국내 유일의 실업 아이스하키팀이 됐다. 복수 국적이었던 수비수 알렉스 플란트와 에릭 리건은 은퇴했고, 골잡이 신상훈은 북미아이스하키 3부로 떠났다. 지난해 6월엔 HL 안양의 캡틴 조민호가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HL 안양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6년 만에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랐다. 사진 HL 안양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HL 안양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6년 만에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랐다. 사진 HL 안양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 출신 백지선(56·영어이름 짐 팩) 감독은 이런 위기에도 코치 한 명(박우상)만 데리고 팀을 선두로 이끌었다. 백 감독은 2021년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데다 당뇨병까지 겹쳐 체중이 20㎏ 가까이 빠졌다. 안양천을 산책하며 건강을 되찾은 백 감독은 지효석(24)·이종민(25) 등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포워드 김기성(38)·상욱(35) 형제와 디펜스 이돈구(35) 등 베테랑들도 힘을 냈다.

한국으로 귀화한 캐나다 출신 골리 한라성(37·영어이름 맷 달튼)은 경기당 실점 1.45, 세이브 성공률 0.942를 기록하는 철벽 방어를 펼쳤다. 작년 8월 팀 명을 안양 한라에서 HL 안양으로 바꾼 모기업의 정몽원 회장은 기업 경영으로 바쁜 와중에도 일본 원정 경기까지 일일이 챙겨봤다.

HL 안양은 9일부터 리그 4위 히가시 홋카이도 크레인스와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여기서 승리하면 레드이글스 홋카이도-닛코 아이스벅스의 승자와 파이널에서 격돌한다. 주장 박진규는 “(세상을 떠난) 민호 형에게 꼭 좋은 선물을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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