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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그림책, 펄떡펄떡 뛰는 날것의 에너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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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수지 작가

이수지 작가

“그림책 갖고 뭘 해보자는 제안을 많이 받았어요. 전시나 협업 제안, 전 세계 한국문화원의 초대 제안도 많이 받았죠. 제가 원래 하던 일이 있으니 대부분 거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림책이 좋은 콘텐트란 걸 발견하신 거 같아요. 어린이와 어른을 다 아우르는 매체니까.”

지난해 이맘때, 한국 작가로는 처음 세계적 권위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이하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44·사진) 작가는 지난 1년을 이렇게 돌이켰다. 6~9일(현지시간) 열리는 볼로냐아동도서전 참석차 이탈리아로 출국하는 그를 미리 전화로 만났다.

이 행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전으로 올해로 60회째다. 2년에 한 번 시상하는 안데르센상 수상자 발표를 지난해 집에서 온라인으로 지켜본 이 작가는 올해는 수상자로서 도서전 중심 무대에 선다. 『거울 속으로』 『그림자 놀이』 『파도야 놀자』 등 ‘경계 3부작’ 등 그의 그림책 원화 등을 선보이는 개인전과 워크숍·마스터 클래스 등이 열린다. 개인전 일부 전시는 볼로냐현대미술관으로도 이어진다.

볼로냐아동도서전이 펴내는 『일러스트레이터즈 애뉴얼』 올해 표지 그림도 이수지 작가의 솜씨다. [사진 볼로냐아동도서전 홈페이지]

볼로냐아동도서전이 펴내는 『일러스트레이터즈 애뉴얼』 올해 표지 그림도 이수지 작가의 솜씨다. [사진 볼로냐아동도서전 홈페이지]

그는 “해외 도서전에 갈 때마다 탄탄한 고전적 그림책과 함께, ‘이런 것도 그림책으로 가능해?’ 할 만큼 형식이나 주제가 놀라운 그림책을 보며 환기도 되고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에 한국 작품이 네 편이나 선정된 것을 두고 “한국 작가들도 예전보다 더 다양해지고 실험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도서전이 주관해 매년 부문별로 시상하는 라가치상 역시 아동도서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이름난 상이다. 한국작품은 지난해 이 작가의 『여름이 온다』와 최덕규 작가의 『커다란 손』이 각각 픽션 부문, 논픽션 부문 ‘특별언급’을 받았다. 올해는 이지연 작가의 『이사가』, 미아 작가의 『벤치, 슬픔에 관하여』, 김규아 작가의 『그림자 극장』, 윤희대 작가의 『하우스 오브 드라큘라』가 부문별 ‘특별언급’에 선정됐다.

한국 그림책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이유를 묻자 그는 “도서전에 다녀보면 한국 그림책은 젊다는 느낌을 받는다. 늘 하던 거,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니라 펄떡펄떡 뛰는 날 것의 에너지가, 뭔가 해보려는 시도가 넘친다. 그게 전달이 되는 거 같고,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번 도서전에선 대한출판문화협회 주도로 각 출판사가 참여한 한국관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이지연·최덕규 작가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전시관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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