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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목표 5%로 낮춘 전인대 보고…시진핑은 무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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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5일 개막한 올해 전국인민대표회의를 끝으로 임기 10년의 총리직을 마무리하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뒤를 지나 자기 자리로 가고 있다. 후임 총리는 시주석의 최측근인 리창(李强)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확정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 개막한 올해 전국인민대표회의를 끝으로 임기 10년의 총리직을 마무리하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뒤를 지나 자기 자리로 가고 있다. 후임 총리는 시주석의 최측근인 리창(李强)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확정적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세 번째 임기 첫해인 2023년 경제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023년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보수적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은 지난해 5.5% 목표를 제시했지만 상하이 봉쇄와 연말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3.0% 성장에 그쳤다. 신규 일자리 목표치는 1200만명을 제시했다. 물가 상승률은 3.0% 수준에서 억제하고, 재정 적자율은 3.0%로 지난해 2.8%보다 높아졌다.

5% 성장 목표를 놓고 시 주석의 부담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세계 경제 부진, ‘위드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더딘 내수 회복, 부동산 시장 불안감 등을 반영해 보수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경제와 달리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조5537억 위안(한화 293조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020년부터 6.5%→6.8%→7.1%에 이어 3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의 올해 국방비 57조원의 5.14배, 일본 방위비 65조원의 4.5배에 이르는 액수다.

국방비 증액 이유로는 대만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를 중심에 놓고, 투쟁하고 전쟁을 준비하며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인 오는 2027년 8월 1일까지 국방 현대화와 대만 통일을 달성한다는 ‘건군 100주년 분투 목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 원고를 절반 가까이 줄여 54분간 낭독하는 것으로 임기 10년의 총리직을 마무리했다. 32페이지에 이르는 올해 업무보고의 8할을 지난 1년과 총리 두 번째 임기인 지난 5년 업무를 되돌아보는 데에 할애했다.

시 주석은 검은색 정장에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과거에는 인민대표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으나 이날은 퇴장할 때까지 시종일관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앞서 리 총리는 지난 2일 13기 국무원 임직원 전원과 국무원 청사인 중난하이에서 송별 사진을 촬영했다. 당시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리 총리의 베이징대학 동기인 변호사 타오징저우의 트위터를 통해 퍼졌지만 중국 내에서는 검열로 삭제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리 총리는 송별사로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天在看)”는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유비 사후 8번째 북벌을 앞두고 했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인대의 최대 이벤트는 10일로 예정된 국가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 선거다. 시 주석은 5년 전 반대표와 기권표 없이 만장일치로, 지난 2013년 3월 첫 임기에서는 찬성 2952표와 반대 1표, 기권 3표로 국가주석에 각각 당선됐다. 리 총리의 후임인 리창(李强) 차기 총리는 11일 표결로 확정된 뒤 13일 폐막일 내외신 기자회견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당정기구 개혁의 내용과 관련,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의지가 100% 반영되면서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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