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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은 현실판 기생충"…홍콩 모델 '토막 살인' 전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콩을 발칵 뒤집어 놓은 유명 여성모델 엽기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추가 검거되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전남편이 초이가 죽으면 재산이 본인 사이 2명의 자녀에게 돌아갈 것을 염두에 두고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일부 언론들과 소셜 미디어 등은 “초이의 전 시댁이 초이에게 기생했다”며 이 사건을 “영화 ‘기생충’의 실사판”이라고 비유했다.

지난 21일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홍콩 모델 애비 초이. 사진 애비 초이 인스타그램=연합뉴스

지난 21일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홍콩 모델 애비 초이. 사진 애비 초이 인스타그램=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홍콩 경찰은 홍콩의 유명 모델 겸 인플루언서인애비초이(차이톈펑)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인 전 남편 알렉스 쾅(쾅강즈)을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했던 41세 남성을 긴급체포했다. 보트 업주인 이 남성은 30만 홍콩달러(약 5018만원)를 받고 모델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중 한명인 전 남편을 공해 상으로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홍콩경찰은 지난달 24일 초이의 전 남편인 퀑모 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형 등 3명을 초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이어 다음날인 25일엔 쾌속정을 타고 홍콩을 빠져나가려던 전 남편 퀑을 체포했다. 그는 당시 400만 홍콩달러(약 6억7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총 6명이 이 사건에 연루돼 체포됐다.

1994년생인 애비초이는18세때 전 남편과 결혼해 약 3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헤어졌다. 이후에도 두 아이를 둔 덕분에 옛 시댁 식구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매체들은 세금회피를 위해 전 시아버지 앞으로 명의수탁해두었던 부동산 처리 문제로 초이와 전 남편 가족이 갈등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애비초이가 매각할 예정이었던 1억 홍콩달러(약 167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두고 전 남편 및 그의 가족들과 분쟁을 벌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살해된 모델 애비 초이의 전 시댁 식구들을 태운 승합차가 법원 건물로 진입하고 있다. TVB 홍콩=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살해된 모델 애비 초이의 전 시댁 식구들을 태운 승합차가 법원 건물로 진입하고 있다. TVB 홍콩=연합뉴스

애비초이는 지난 21일 딸을 데리러 나갔다가 실종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한 주택 냉장고에서 실종된 여성의 시신 일부를 발견했다. 해당 주택에서는 인체를 훼손한 전기톱과 고기 분쇄기, 망치 등도 함께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주택은 초이의 전 시아버지가 몇 주 전 임대한 것이었다. 당시 신체가 전부 발견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경찰은 계속해서 나머지 부분을 수색중 이라고 밝혀왔다. 이러한 가운데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와 갈비뼈 일부가 솥에 담긴 채 추가적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살해 동기는 금전적 문제로 알려졌다. 경찰은 “초이가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살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애비초이는 최근 프랑스 패션잡지 로피시엘 인터넷판 표지를 장식하는 등 패션계의 주목을 받아 왔으며 활발한 소셜미디어(SNS) 활동으로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한 인플루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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