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과한 근육 징그럽다" 성희롱 악플에…춘리 한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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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슬 기자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 출연자 보디빌더 김춘리. 사진 BBC 뉴스 코리아 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의 출연자 보디빌더 김춘리씨가 자신의 몸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무례한 평가에 "전 제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3일 BBC 뉴스 코리아는 '피지컬 100 춘리: 제 몸에 대한 코멘트는 사양할게요'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저한테 제 몸은 진짜 제 전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내가 서 있으면 갑자기 허벅지를 만진다거나 묻지도 않고 (만져보려고) 바로 손부터 들어오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여자가 너무 좀 과한 근육을 가졌다', '남자보다 더 징그럽다'라는 등의 반응도 언급했다.

또한 "얼마 전에 참지 못했던 사건이 있었다. 내 특정 신체 부위를 팬티 부분만 확대한 거다"라며 "말 그대로 댓글로 성희롱하더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치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런 반응들에 대해 그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남들이 무서워하든 말든 그건 본인들이 저랑 살아줄 것도 아니니까"라며 "나는 미의 기준이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내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춘리는 바벨을 든 지 12년 만인 지난 2018년 보디빌딩 대회 PCA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사진 BBC 뉴스 코리아 유튜브 캡처

김씨는 바벨을 든 지 12년 만인 지난 2018년 보디빌딩 대회 PCA(Physical Culture Association) 유럽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동양인이다 보니 '어떻게 동양인이 저렇게 몸을 만들 수가 있지?' 이런 반응이었다"며 "나와 사진 찍겠다고 1시간씩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실 정도였다. 붙잡혀서 사진 찍느라고 화장실을 못 갔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중학교 2학년 때쯤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고 헬스 트레이너 꿈을 꿨다고 한다. 그는 "여자 주인공이 총을 들고 있더라. 어깨랑 팔 근육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어떻게 하면 저런 몸매가 될까'(하며) 외국 보디빌딩 잡지를 봤다. 그 갑옷 같은 근육질의 몸. 난 그런 게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들한테는 말을 못 꺼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선볼 뻔했다. '빨리 시집가야 한다'고 해서 일주일 동안 가출했었다"며 "헬스 트레이너가 하고 싶은데 소심해서 말은 못 꺼내고 아무 상관도 없는 에어로빅 자격증을 땄었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왜 하고 싶은 걸 못 하고 남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나' 싶어서 이제 가족들한테 얘기했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겠다고. 그리고 독립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씨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못 하시는 분들도 많다. 쉽게 포기하지 말고 정말 본인이 하고 싶으면 저처럼 한 번 끝까지 시도를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