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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피셔 “모차르트 고향의 선율 전통 들려드릴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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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출신 지휘자 아담 피셔. 기원이 18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준다. 사진 아이에이엠

헝가리 출신 지휘자 아담 피셔. 기원이 18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해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들려준다. 사진 아이에이엠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가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잇따라 내한 공연한다. 1841년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와 두 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기악 앙상블을 기원으로 하는 오래된 악단이다. 1956년 모차르트(1756~1791) 탄생 200주년 기념 제1회 모차르트 주간에서 개막 연주를 담당했고, 100년 넘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잘츠부르크 오페라 극장의 상주 오케스트라이기도 하다.

1841년 설립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이끌고 내한 #100년 넘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참가, 오페라극장 상주악단 #하이든과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녹음한 고전주의 음악 전문가 #9일 롯데콘서트홀 10일 예술의전당 모차르트 교향곡 등 연주

지휘를 맡은 아담 피셔(74)는 하이든과 모차르트 해석의 전문가. 하이든 교향곡 전곡을 최초로 디지털 녹음(님버스 레이블)했고, 덴마크 국립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7년간 녹음해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음반(다카포 레코즈)을 완성했다. 헝가리 출신인 아담 피셔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이반 피셔(72)의 형이기도 하다. 아담 피셔는 연주를 앞둔 서면 인터뷰에서 “이반과 나는 어려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 나오는 세 소년 중 두 명으로 출연했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 하이든 서거 200주기를 기리는 하이든 필 내한공연을 지휘한 피셔는 “당시 한국 청중의 클래식 음악 이해도가 높아 감탄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불고기와 김치전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아담 피셔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단원 하나 하나가 마치 개인적인 인연을 맺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했다. 사진 아이에이엠

아담 피셔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단원 하나 하나가 마치 개인적인 인연을 맺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했다. 사진 아이에이엠

피셔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지난해 잘츠부르크 음악제에 참가했다. 올여름 잘츠부르크 축제에서는 모차르트 오페라 ‘양치기 임금님(Il re Pastore)’을 콘서트 형식의 오페라로 공연한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 대해 피셔는 “모차르트 음악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공연해 온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며 “단원 한 명 한 명이 마치 개인적인 관계라도 있는 것처럼 모차르트를 잘 이해한다. 모차르트에 대한 깊은 음악적 친밀감과 이해력을 한국 청중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롯이 모차르트만 연주한다. 9일은 교향곡 35번과 40번, 10일은 교향곡 38번과 41번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이 이틀에 걸쳐 협주곡 3번과 5번을 협연한다. 피셔는 모차르트를 “인간의 감정을 음악에 담기 시작한 작곡가”라고 평하며 “희로애락, 질투와 사랑 같은 감정을 모차르트보다 (음악에) 잘 담아낸 작곡가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했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을 두고 전설적인 지휘자 브루노 발터는 ‘50세 이하라면 지휘할 시도도 하지 마라’고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맞는 말 같아요. 기적으로 가득한 인생의 경험과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곡입니다.”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9일, 10일 모차르트 협주곡 3번과 5번을 협연한다. 사진 아이에이엠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9일, 10일 모차르트 협주곡 3번과 5번을 협연한다. 사진 아이에이엠

 모차르트 음악에서 오페라와 피아노 협주곡이 중요한 장르로 꼽힌다. 피셔는 빈 국립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 극장, 취리히 오페라 극장 등 유럽 각지의 오페라 극장에 섰다. 오페라 지휘자답게 ‘오페라적인’ 모차르트 음악을 탁월한 감각으로 이끌어간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깨닫는 순간을 묻자 피셔는 “오페라 ‘돈 조반니’ 중 6중창에서 돈나 안나와 돈 오타비오가 무대에 등장할 때 오보에와 플루트가 B플랫 장조에서 D장조로 전조하는 부분, 현악 5중주 4번 G단조 K516의 첫 16마디,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중 피오르딜리지·도라벨라·돈 알폰소의 3중창 ‘바람은 부드럽고 물결은 잔잔하기를’ 등등 수없이 많다”고 답했다.

 피셔는 역사주의 연주양식을 연구하고 시대악기 단체를 지휘하며 빈 고전주의 해석을 가꾸는 한편 꾸준한 음반 작업으로 예술적 성과를 축적해왔다. 젊은 시절 롤 모델은 카를로스 클라이버였다. “음표 하나하나에 엄청난 강렬함이 스며있는 지휘자”라고 설명했다.

아담 피셔가 이끄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포스터.

아담 피셔가 이끄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 포스터.

바그너와 말러의 음악을 무대에 자주 올리는 지휘자이기도 한 피셔는 “말러를 연주할 때 말러의 음악 안에서 모차르트를 발견하고, 바그너를 지휘할 때는 바그너의 음악 안에서 하이든을 찾게 된다”며 “모차르트와 하이든은 가장 오리지널한 교향곡의 시초다.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굳건히 살아있다”고 했다.

최근 피셔는 덴마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낙소스 레이블에서 하이든 후기 교향곡 녹음을 시작했다. 드보르자크와 버르토크의 관현악곡들을 뒤셀도르프 심포니와 녹음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4·5월에는 빈과 뒤셀도르프에서 공연한다. 소망을 묻자 "84세가 되는 2033년에 브람스의 20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교향곡 네 곡을 모두 지휘하고 싶다”고 답했다.

류태형 객원기자·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ryu.tae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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