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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비대위…정진석 "20년 정치인생 중 가장 힘겨운 시간"

중앙일보

입력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지난 6개월은 20여 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이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주 전당대회를 거쳐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지난해 9월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 체제가 막을 내린다. 정진석 비대위는 이준석 전 대표가 '주호영 비대위'에 대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뒤 구성됐다.

당시 국회부의장이었던 정 위원장은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정권교체라는 기적이 빛바래 가는 상황이었다"며 "비대위원장직이 피할 수 없는 험한 자리이기 때문에 독배를 받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위원장 취임 후 그는 당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전국 현장 비대위를 개최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또한 당 내부 조직 정비에 나서 사고 당협의 당협위원장 선출을 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출범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로드맵도 짜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정 위원장은 '7대3'(당원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의 대표 선출 규정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 없는 '당원 투표 100%'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비윤계'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는 "당 대표는 당원들이 뽑는 게 맞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아울러 당 대표의 대표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보수 정당 사상 처음으로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투표하는 결선 투표제를 도입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왔다. 집권 여당을 안정시키겠다, 윤석열 정부의 발진(發進)을 제대로 뒷받침하겠다, 그 약속을 지키려고 부족한 사람이 하루하루 안간힘을 썼다.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밤들이 많았다"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를 마무리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악화되는 경제지표를 볼 때마다 마음이 괴로웠고, 다수의석을 앞세워 힘자랑하는 민주당의 입법 횡포를 막는 데 역부족인 현실이 참으로 야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1987년 체제 이후 이렇게 막가파식으로 의회를 운영한 제1야당이 있었을까"라며 "난제들을 다음 지도부에 넘기면서,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라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대과 없이 비대위원장직을 마무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리 당원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 덕분"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비상대책위원장직 수행으로 소홀했던 제 고향 공주·부여·청양 주민들을 더 많이 찾아뵙고 인사드릴 생각이다. 내년 4월, 승리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그 날을 그려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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